[가정경영] 중고품 매물로 나가지 않으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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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에서 “고물삽니다” 외쳤더니 주부들이 하나같이 들고나온 것들이 있다. 남편들과 오래된 가구들이다. 농담이다.

미국에 사는 한 주부가 색다른 이색광고를 낸 일이 있다. “남편을 염가로 양도합니다. 사냥도구와 골프채 그리고 사냥개 한 마리를 덤으로 드립니다.” 광고가 나간 후 이 주부는 여러 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중에 남편은 필요 없고 사냥도구와 사냥개만 양도할 수 없느냐고 문의하기도 했다. 또 이미 이혼한 주부들은 이혼 후 자녀 양육과 교육이 힘겹고 외롭다며 웬만하면 참고 살라고 충고를 했다

이혼을 하면 또 다른 행복의 세계가 펼쳐질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헤어지고 보니 생각과 달리 또 다른 고통의 시작이었다. 그래 이혼한 사람들의 70-80%는 후회를 한다. 좋아하던 것도 싫증나면 바꾸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주부들에게 바꾸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남편과 가구”라는 농담을 한다. 꼭 있어야만 하는 필수품인데도 소유가 되어 버리고 나면 시들해지는 것이 인간의 심리다.

남편과 가구에는 공통점이 있다. 둘 다 말이 없다. 정이 없다. 쓸모나 값어치도 떨어진다. 매력도 없다. 꼼짝도 안 하려고 한다. 때때로 거추장스럽기도 하다. 버리기는 그렇고 그렇다고 같이 있어도 좋지를 않다. 

나는 40여 년 전에 자개로 만든 장롱을 구입한 일이 있다. 아내가 몹시 갖고 싶어 했던 자개장이었다. 꽤 비싼 값으로 구입했다. 아내는 그 자개장롱을 바라보며 마냥 행복해 했다. 

겉면에 박혀 있는 자개로 만든 각종 동물과 문양을 감상하고 계수도 하며 마냥 즐거워했다. 안에는 각종 옷가지를 걸기도 하고 침구를 쌓아놓기도 하며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얼마가 지나더니 시들해지고 말았다. 이제는 쳐다보거나 관심도 없다. 그렇게 좋아했고 사랑했었는데도 말이다.

노부부들이 타성에 젖어 무덤덤하게 살아간다. 둘밖에 없는데도 말이다. 행복해야 할 가정에 웃음이 없다. 태도와 생각을 바꾸면 삶이 달라진다. 원수가 천사가 된다.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 광화문 글판에도 걸렸던 시문이다. 지금까지 맞추며 살아온 놈, 천둥 맞고 벼락 맞으며 희로애락을 같이 하며 정으로 얽힌 놈이 최고라고 생각하며 살아가자. 이보다 더 좋은 의지할 사람은 없다. 연륜이 쌓여 오래될수록 고색찬란하다. 오래될수록 정이 들고 의지가 된다. 그래도 잔소리 해대는 원수가 최고다. 아내한테 충성을 다해라. 중고품 시장에 매물로 나가지 않으려거든….

두상달 장로

• 국내1호 부부 강사

• 사)가정문화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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