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참 많이 듣는 인사, 많이도 하게 되는 인사가 “복 많이 받으세요”하는 인사다.
복이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상의 상태를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단어가 ‘복(福)’이 아닌가 싶다. 내가 어릴 때 우리 집엔 이불에도, 국그릇 밥그릇에도, 베개 방석에도 복 복(福)자 무늬가 있었다. 어느 설날 아침 가정 예배에서 어머니가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사람들이 복은 좋아하는데 복을 누가 주는지를 몰라. 복을 조상님이 주는 줄로 알고 사람들은 설날 아침이 되면 조상님들께 제사를 지내지. 조상님들이 복을 주는 것이라면 제사야 지내든 안 지내든 듬뿍 복을 주시겠지. 동구 밖 고목나무가 왜 속이 썩었는지 아느냐? 사람들이 찾아와 복을 달라고 하지. 줄 힘은 없지. 그래서 속이 상하고 썩어서 속 빈 고목나무가 되었단다. 복은 하나님만 주실 수 있는 거란다.”
우리는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하지만 사실 복은 받는 게 아니다. 복이 은혜요 구원이요 사랑이라면 물론 받는 것이다. 그러나 시편의 주제인 복의 시 시편 1편에 의하면 복은 받고 가지는 소유 동사가 아니라 “복 있는 사람” 즉 존재 동사로 되어 있다. 오늘은 복 두 개를 받고 내일은 복 세 개를 받는 게 아니다. 복이란 열매가 복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게 아니라 내 존재가 복덩어리, 복의 열매, 복의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택한 백성들에게 “너는 복이 될지라” 복의 근원이라고 선언하신다. 너는 복 있는 존재가 되었다고 말씀하신다.
시편 1편에서 복 있는 사람에 관한 재미있는 그림 한 장을 보여준다. 복 있는 사람은 “시냇가에 심은 나무와 같다”는 것이다.
심은 나무는 어쩌다 저절로 솟아난 잡초가 아니다. 길가에 버려진 나무가 아니다. 주인이 정원사를 통해 좋은 자리 찾아 심고 가꾼 나무이다. 그 자리는 시냇가이다. 건조하고 가문 날에도 늘 물이 가득 담겨있는 시냇가이다. 우리 하나님 품에 심겨진 나무, 그 영양분을 하나님으로부터 공급받는 나무, 인생에 어려움이 있어도 하나님께 기도해 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나무이다.
시냇가에 심은 나무도 다른 나무들처럼 바람이 불면 바람을 맞고 겨울에 눈이 내리면 가지에 눈이 쌓이고 인생의 짐이 무거워 부러지고 쓰러질 수 있는 나무이다.
복 있는 나무도 세상 사람들이 당하는 어려움, 두려움, 불경기 다 겪으며 사는 사람이다. 그러나 복 있는 사람은 그 시련을 극복하고 이길 수 있는 힘의 원천을 가진 믿음의 사람이다. 은혜 아니면 살아갈 수가 없는 사람이다. 새해 복 있는 사람이 되자!
류영모 목사
<한소망교회•제 106회 총회장•제 5회 한교총 대표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