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의 길] 오직 주님의 은혜와 인도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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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교회를 개척한 이듬해 5월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센터가 기장군 장안읍에 생긴다는 소식을 접했다. 300병상 이상의 병원이 들어선다는 것만으로도 지역사회 의료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데, 이 병원에는 꿈의 암치료기라 불리는 중입자가속기까지 정부 정책사업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했다. 나는 하나님께 기도했다. 예전에 부목사를 하면서 원목으로 병원의 환자분들을 섬긴 적이 있는데 신설되는 이 병원에서 시도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 병원을 생각하면서 기도하는 중에 마태복음 7장 7절 이하의 “구하라 그러면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라”는 말씀이 마음에 와닿았다. 

그래서 나는 다윗이 골리앗 앞에 나아가는 것처럼, 개척 교회 목사에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큰 병원의 문을 두드려 보기로 했다. 그렇게 찾아갔는데 초대 병원장으로 내정되신 분이 마침 고신대 복음병원장을 역임하신 분이셨다. 이전에 뵌 적도 없는 분이었지만 원장님과 나는 하나님의 예비하심이라 믿어졌다. 나는 원장님께 개원하게 되면 암 환자분들이 오셔서 치료받을 것인데 내가 그분들의 영적 위로와 상담 그리고 복음을 전하며 원하는 분들에게 기도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원장님은 기뻐하셨고 자신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하셨다. 

그렇게 병원에서 환자분들을 만나게 되었다. 전도지를 들고 병실의 환자분들에게 인사하고 주일이면 교회 예배 사역을 마치고 병원에 신시사이저와 스피커 등 방송 장비를 가지고 가 외래 공간에서 환자들과 예배를 드렸다. 지금은 강당에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난방을 지원받으면서 예배하지만 초창기에는 전혀 그럴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만났던 병원장보다 더 높은 기관의 최고 책임자가 우리를 극렬히 반대했기 때문이다. 어느 주일 병원 예배를 준비하는데 기관장이 현장에 왔다. 와서 우리에게 큰 소리로 “여기서 예배하지 마세요”라고 소리쳤다. 같이 갔던 반주자 자매는 기가 죽었고 나는 앞으로 이 사역을 계속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이 고민을 안고 병원장님을 찾아갔는데 하시는 말씀이 “그래도 계속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하시면서 격려해 주셨다. 그때 그분의 격려가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병원사역을 할 수 있었을까 싶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에서 기독교 종교실의 담당 교회를 선정하기 위해 사업계획서를 받는다는 공고가 났다. 나는 교우들에게 기도하자고 했고 기독교(교회) 원목실 사업계획서를 파워포인트 양식으로 인사총무팀에 제출했다. 기독교에서는 은혜교회 외에 다른 교회도 지원했다.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로 우리 교회가 기독교 종교실 운영교회로 선정되었다는 통지를 받게 되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 사역에 큰 도움을 주셨던 병원장은 그날부로 보직에서 해촉되셨다. 나중에 들으니 기관장이 예수 믿는 병원장을 미워해 해촉했던 것이다. 해촉된 병원장님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렸더니 자신은 괜찮다고 하셨다. 

이렇게 은혜교회가 기독교 종교실 운영교회로 선정되었고 나는 선교적인 차원에서 봉사하는 원목이 되어 지금까지 환자들을 만나고 돕고 기도하며 섬기고 있다. 원목 사역을 통해 현재 은혜교회에 출석하신 분들이 몇 분 계신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목양의 길은 내게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주님의 은혜와 인도하심에 있다. 

강중석 목사

<부산일광은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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