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광장] 오늘의 거짓 선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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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내외 주변에서 ‘건진법사’, ‘천공’, 명태균 같은 이름들이 들려와 실망하는데 다른 편에서는 이재명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의 엄호세력으로 이름난 선동꾼이나 사이비 언론이 끊임없이 귀가 얇은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오늘 한국 사회, 좁혀 말하자면 정치판의 거짓 선지자들인 셈이다. 이들은 혹세무민하는 헛소리들을 생산하고 확대 재생산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거기에다 수많은 ‘유튜버’들도 있다. 뜬금없이 알 만한 인사가 사망했다는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하고는 엉뚱한 영상을 내보내기도 한다. 나라의 사회, 경제, 문화 현상들이 줄곧 나아져서 이제 선진국 소리를 들어도 어색하지 않은데 정치인들과 소통하는 이런 패거리들의 존재가 한국의 국제 신인도를 위협한다. 

중세 독일의 도시 하멜린에 얼룩무늬 옷을 입고 나타난 피리부는 사나이, 처음엔 쥐떼를 몰아가 몽땅 물에 빠뜨려 치우고 나서는 시장님과 보상 거래가 잘 안되자 다시 피리를 불어 아이들을 전부 꾀어내 어디론가 데려가서 사라져 버렸다. 다리를 저는 아이, 듣지 못하는 아이, 앞 못 보는 아이 이렇게 셋만 남아 있고 다른 아이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어떤 정계 지도자를 바라보며 이 전설 속의 이야기를 생각한다.

정치선동의 달인 이재명 대표에게 ‘사법 리스크’라는 장애물이 있는데 윤 대통령에게는 부인 김건희씨 문제가 있고 이제는 12.3 비상계엄 실패가 보태졌다. 민주당은 소위 ‘김건희 특검’으로 윤 대통령을 압박해 왔으며 이 문제는 여당 대표 한동훈과 대통령 사이의 불화요인이 되고 급기야 대통령의 긴급권 발동을 촉발하는데 한몫을 했다. 

대한민국의 2024년 마지막 달이 매우 고달프게 지나갔다. 총소리 한방 나지 않았지만 『비상계엄』이라는 변란이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벌어졌고 계엄령을 선포한 대통령은 그 결과로 탄핵소추가 되어 직무정지를 당했고 아내와 관저에 머물면서 헌법재판소의 심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대통령과 국방장관의 명에 따라 병력을 동원한 탓으로 『내란죄』 수사를 받고 있는 고위 장성들은 역설적으로 계엄소동에서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겠으나 실로 대한민국의 국민 모두가 이 사태의 피해자임을 깨닫는다. 

이 나라 백성들은 천재지변도 아니고 외적의 침략도 아닌 정치의 혼란으로 인해 평화로운 일상을 잃어버리고 식욕마저 떨어지는 괴로움을 겪게 되었다. 근년에 와서 사람들마다 국운상승을 말하고 경제력만이 아니라 문화, 연예 분야에서도 세계인의 관심과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모두 자랑스러워 하던 중에 ‘Palace Coup in South Korea’라는 특보가 외신을 뒤덮었으니 현대사의 기적으로 칭찬받던 한국의 민주주의가 고작 이정도에 머무는가 하는 탄식이 바깥세상에서도 크게 울린 것이다.

지금 많은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하는 사실은 무슨 무속인이라는 존재들이 대통령 가족의 주변에서 친분을 유지해왔다는 것인데 계엄선포 같은 사변에 이들이 혹시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의심한다. 

대통령 내외가 신앙인이 아닌 것이 결코 결격사유는 아니다. 그러나 국가가 어려움을 당할 때 지도자가 유능한 보좌진과 최대한 지혜를 수렴해 책략을 수립하면서 그것이 옳은 길인지 항상 하나님께 물으며 기도하는 모습은 종교의 다름을 떠나 국민에게서 더 큰 신뢰를 불러온다. 지금 같은 위기의 시간에 무슨 법사니 도사니 하는 사람이 옆에서 점을 치고 있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두렵다. 

김명식 장로

• 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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