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는 가정의 확대가 국가라고 했다. 이것은 국가란 가정에 속해 있는 개인의 집합체란 뜻이다. 가정에 속해 있는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중성을 강조한 말이다. 우리는 국가의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지방자치 단체장 등을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대의민주국가이다. 민주국가란 국가의 주인이 국민이란 뜻이다. 국민들이 참정권을 어떻게 행사하느냐에 따라서 나라에 희망이 있을 수도 있고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
국민들 자신들이 선출직 공직자들을 뽑아놓고 그들의 약점이 노출될 때마다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물론 그런 공직자의 비리가 노출되었을 경우, 사심 없이 비판을 가하는 것은 국가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비리를 저지른 공직자들을 깊은 사려 없이 선출해 세운 유권자인 우리들 자신이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이다. 민주국가의 핵심 요체는 선거이다. 유권자가 아직도 지역주의나 혈연주의 등에 사로잡혀 참정권 행사를 올바르게 하지 않을 때, 민주발전은 기대하기 어렵고, 집단적 이기주의만을 정당화시켜 줄 것이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저출산 문제로 국가가 쇠퇴의 위기에 처하지나 않을까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문제가 생기게 된 근본 동기는 사회적 여건과 환경 조성에 책임이 있는 국가에게 책임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결혼 당사자의 의지와 의식에 책임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결혼은 행복이 뒤따르지만, 고통도 뒤따른다. 남녀 간에 사랑의 씨앗으로 생명체가 탄생한다. 부모가 고귀한 생명체를 잘 양육해 성인이 되도록 하는 데는 때로는 눈물겨운 십자가를 져야 할 때도 있다. 결혼 당사자는 그런 십자가를 기쁨으로 감수할 사명이 필요하다. 그런 고통을 행복으로 생각하고 결혼해야 하겠다는 청년들의 의지와 각오가 많아질수록 어려운 여건을 뚫고 결혼하는 청년들이 늘어날 것이다. 그렇지 않고 모든 여건이 갖추어질 때까지 결혼을 미루다 보면, 인생은 어느새 저물어 간다. 인간의 의지와 정신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지난날의 우리 부모들님들이 농촌에서나 도시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녀들을 많이 낳아 훌륭하게 키웠던 것을 오늘날의 청년들은 냉정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구상에 200여 개의 국가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한국은 6‧25전쟁을 겪은 국가로서, 잿더미 속에서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던 후진국가였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의 선진국가로 성장해 후진국가들을 원조하는 자랑스러운 국가가 되었다. 한국은 세계 청년들이 한글을 배워서 방문하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 이런 결과를 창출하게 된 것은 훌륭한 국가 지도자들의 지도력과 기업인들의 힘도 컸지만, 근면 성실한 국민들의 노력과 협력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이룩되었겠는가 하는 생각에 이르면, 국민들이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으로 여겨진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경제적으로는 선진국 반열에 진입했지만, 이에 동반해 정치적으로 국민들의 의식이 선진화되었다는가 하는 점이다. 특히 국회에서 정쟁(政爭)이 끊이지를 않는 후진적 정치인들의 모습을 바라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그런 국민의 대표자를 뽑아 국회로 보낸 것은 바로 우리 유권자들 자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부터 변해야 나라다운 나라가 될 것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18면 부음 참조>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