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과(filtration)라는 말이 있다. 필터나 여과기를 통해 불순물이나 입자를 걸러내는 것이다.
공기도 계속 여과기능에 의해 정화되기 때문에 모든 생물이 생존할 수 있다. 여과는 액체나 기체를 거르고(filter out), 정화(purify)시키는 것이다. 그래 불순물이나 해악으로부터 차단(screen)하고 구분하게 된다. 물질만 여과시키는 게 아니다.
사회현상 가운데서도 부정직이나 비윤리적인 것, 거짓된 것들도 걸러야 한다. 악인도 걸러져야 한다. 악인들이 설치는 것은 사회적 여과 장치가 작동이 안 되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회는 여과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는 사회다.
세상 돌아가는 꼴이 너무 혼란스럽다. 그리고 한심스럽다. 누가 애국자이고 누가 반국가적 반동분자인지조차 모르겠다. 누가 정의이고 누가 불의인지도 모르겠다. 누가 법을 지키고 누가 불법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양심 있는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때가 되면 가라지와 쭉정이는 가려질 것이다. 양심과 양식이 있는 자라면 자기의 허물과 자괴를 안다. 자기 처지와 분수를 스스로 깨닫는다. 그래 스스로 자중하고 ‘낄끼빠빠’를 하는 것이다.
일차적으로 자기 자신의 정화장치에 의해 물러설 줄을 아는 게 지혜다. 일차적으로 자기 자신의 여과기능이 마비된 자들이라도 가정이라는 2차 여과장치가 있다. 가정의 만류마저 작동이 안 된다면 그들은 양심 불량 중증환자들이다. 그런 자들이라 해도 사회라는 여과장치에 의해 걸러져야 건강한 사회다.
그런데 그런 사회적 여과장치를 작동 불량으로 만들어 버린 게 반국가 단체들의 소행이다. 요사이는 정치계는 물론 언론도 믿을 수 없고 법마저 믿을 수 없는 막장 사회가 되고 있어 이 노인의 마음이 수수롭다. 세상에는 범법자들과 법 미꾸라지들이 우글거린다. 특히 한국의 정치판은 범죄자들의 소굴 같다. 초범도 아니고 재범, 3범한 자들이 즐비하며 활보하고 있다.
서민들이라면 당장 구속이고 교도소에 가야 하는데 정치 패거리들만이 예외다. 몇 가지 범죄를 저지르고도 뻔뻔스럽기 그지없다. 양심 있는 자들이라면 스스로 물러날 것이다. 우리가 그런 저질 정치인들을 계속 보게 되는 것은 간접고문이고 고통이다.
특히 국회의원들은 존경스럽기는 고사하고 저질스럽다. 저들이 국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실망을 넘어 정치 혐오까지 일으키고 있다. 사회적 여과장치의 작동을 고장낸 자들이다. 물론 극소수 예외의 올바른 정치지도자들이 있기도 하다.
나는 평생 정치에는 초월해서 살기도 했고, 아직까지 어느 정당에도 가입해 본 일이 없다. 정치로부터 자유롭고 초연한 셈이다. 그러나 나는 한 시대를 살아온 지금 확실한 국가관과 시대정신을 갖고 있다. 국가는 올바로 가야 한다. 국민 수준에 못 미치는 함량 미달의 저질정치꾼들을 언제까지 보아야 하나? 새해에는 3류 정치도 안 되는 한국정치계에 여과장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보자.
두상달 장로
• 국내1호 부부 강사
• 사)가정문화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