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럼 스미스가 쓴 책 ‘인생은 멈추지 않는다’에 보면 일찍 은퇴한 사람이 빨리 병들고 일찍 죽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원인은 살아온 방식 때문입니다. 직장에서 자기 직위와 급여가 삶의 목표였고 존재 가치였습니다. 은퇴로 삶의 전부가 사라진 사람은 절망하며 자신이 더는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하이럼 스미스는 책에서 죽는 순간까지 은퇴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직장은 은퇴가 있어도, 인생은 은퇴가 없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은퇴 후 인생의 목표를 좋은 가치와 삶에 두고 지내라고 가르쳐줍니다. 그동안 함께 못했던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공동체 생활과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을 마음껏 해보라고 합니다. 저자는 은퇴가 왔을 때 삶의 목표를 다시금 새롭게 세워볼 것을 권면합니다.
야곱은 멈추지 않는 인생의 모델이지만 험악한 세월을 살았습니다. 애굽 왕 바로가 야곱에게 나이를 묻자 그는 ‘험악한 세월을 살았다’라고 했습니다. 욕심으로 살아온 자신의 삶은 평탄치 않았습니다. 야곱은 에서를 속여 장자권을 빼앗았고 도망치다시피 해 집을 떠났습니다. 그때부터 야곱은 나그네 인생을 살아갑니다. 외삼촌 라반에게 속아 20년 동안 노예처럼 살았습니다. 두 아내를 얻기 위해 14년을 일했고, 라반은 품삯을 열 번이나 바꿨습니다. 아내 라헬이 베냐민을 낳다 죽었고, 얼마 후 사랑하던 요셉이 다른 아들들의 시기로 애굽에 팔려갑니다. 야곱은 욕심에 아버지를 잠깐 속였지만, 아들들은 자신을 속여 20년간 눈물의 세월을 보내게 했습니다. 야곱이 삶을 뒤돌아보며 험악한 세월이라고 했던 건 욕심으로 가득한 자신의 가치관이 변했기 때문입니다. 야곱은 큰 위기가 왔을 때 하나님을 붙잡았고 인생이 반전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벧엘에서 하나님께 서원하며 기도했고, 얍복강에서는 천사와 씨름했습니다. 씨름은 히브리어로 ‘아바크’인데 ‘비우다, 없애다’입니다. 야곱은 기도를 통해 자신의 욕심을 버렸고 자신의 인생이 멈출 것 같은 두려움에서 벗어났습니다.
멈추지 않고, 은퇴 없는 인생으로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주님을 만나는 일입니다. 주님을 만나면 새로운 인생을 얻습니다. 하나님 안에는 절망과 끝이 없으며 새로운 삶과 목표가 있습니다. 스미스는 인생의 목적이 자기중심에서 가족과 공동체로 바뀌면 더 보람된 인생을 살 수 있다고 한 것처럼 우리의 목적이 하나님으로 바뀔 때 우리 인생은 영원 가운데 들어갈 수 있습니다. 새해를 맞이한 우리의 삶과 목표 속에 하나님이 계셔야 합니다. 야곱처럼 욕심에 사로잡혀 험악한 세월을 살지 않기를 바랍니다. 새해에는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살아가길 바라며 성령을 붙잡고 참된 존재 가치를 누리며 멈추지 않는 인생 되길 소망합니다.
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위임목사•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