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신앙인의 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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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역사에서 그 예를 찾아보기 힘든 어려움을 당한 채 2025년을 맞이했다. 작년 말 대통령의 느닷없는 계엄선포와 국회의 해산 동의에 의한 계엄 철수로 인해 국회에서 대통령이 탄핵되는 기이한 일이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일어났다. 이어서 헌법재판소 위원 세명을 세우는 일로 대통령 권한 대행이 탄핵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대통령 권한 대행의 대행이 대한민국을 책임지는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무안 공항에 착륙하던 제주항공기의 동체 착륙으로 179명의 귀중한 생명이 사망한 일로 인해 전 국민이 슬픔에 빠진, 집단 우울감을 겪고 있다. 

사도 바울은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12:15)고 말씀하고 있다. 우리 모두 슬픔을 당한 유족들과 함께 울고 그들을 위로해야 한다. 정부에서도 일주일간의 애도 기간을 정하고 전 국민이 함께 슬픔을 나누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공수처에서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집행에 나섰다. 모든 상황이 중계방송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구경거리가 되고 말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다가올 경제적 위기와 정치지형, 그리고 지정학적 격변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트럼프는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하고, 관세를 인상하고, 방위비의 인상을 예고하는 한편 김정은과의 우의를 과시하면서 대한민국을 패싱하고 대북외교를 강행할 우려를 낳고 있는데 이 험한 파고를 헤치고 나가야 할 지도자가 부재한 공황 상태를 겪고 있다. 

한국의 국가 신뢰도가 추락하고 뒤이어 경제적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환율은 치솟고, 주가는 떨어지고, 서민들의 가계가 바닥을 치는 형편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혹자는 말한다. 

기도만 하면 되느냐 행동해야지! 맞는 말이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약2:26)이라고 야고보서에 말씀하고 있다. 그런데 신앙인이 할 수 있는 최고의 행동이 기도임을 잊으면 안된다. 우리의 행동이 여당 아니면 야당, 보수 아니면 진보를 택할 때가 아니다. 지금 편을 나누어 싸우면 망하는 길밖에 없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최종 판단은 법관들이 하도록 그들의 양심에 맡기고 우리는 기도해야 한다. “기도로 손을 맞잡는 행위는 세상의 무질서에 맞서는 봉기의 시작”이라고 칼 바르트는 말했다. 

그리스도인은 기도의 힘을 믿는 사람들이다. 편을 가르고 진영을 나누어 싸우면 피차 멸망하게 된다. 사도 바울은 “만일 서로 물고 먹으면 피차 멸망할까 조심하라”(갈 5:15) 말씀했다. 하나님이 판단하시고 해결하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무릎을 꿇어야 한다. 

영적으로 폐허가 된 작금의 나라의 사정을 남의 말하듯 하는 것은 신앙인의 도리가 아니다. “내 탓입니다. 내가 기도하지 못했습니다” “우리의 죄입니다” 고백하고 금식하며 기도하자. 세상의 죄를 내 죄처럼 부여안고 눈물 흘리는 중보기도자가 필요하다. 

불안과 두려움에 휩싸인 이 나라를 치유하는 유일한 길은 중보기도 하는 것이다. “역사는 믿음으로 미래를 만드는 중보기도자의 것”이라고 월터 윙크는 말했다. 우리의 중보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으시고 무질서한 세상을 질서 있고 조화로운 세상으로 바꾸어 주실 것이다. 

싸움과 다툼으로 불안한 세상을 평화와 사랑이 넘치는 세상으로 바꾸어 주실 것이다. 기도는 명사가 아니다. 기도는 동사이며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중보기도는 하늘 보좌를 움직이며 땅의 혼돈과 무질서를 하나님의 질서와 평화로 바꿀 수 있다. 

이 난국에 그리스도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이 편 저 편으로 갈라지고 찢어져 소리를 외치고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사랑하는 내 조국에 주님의 평안이 임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것이다.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하고 추운 이들에게 기도로 따뜻해진 손을 내미는 것이다. “이르시되 기도 외에 다른 것으로는 이런 유가 나갈 수 없느니라 하시니라”(막 9:29)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때에 신앙인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애국은 기도요, 중보기도다. 

국가의 아픔과 죄악을 내 죄처럼 애통하며 기도하는 신앙인이 필요한 때다. “이러므로 너희 죄를 서로 고하며 병 낫기를 위하여 서로 기도하라 의인의 간구는 역사하는 힘이 많으니라”(약5:16) 이 땅 고쳐주소서!  

정성진 목사

<크로스로드 대표, 거룩한빛광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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