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이야기] 회심 후 바로 찾아온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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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포기하라고? 그냥 헤어지자”

대학생이 된 후에도 나는 못생긴 외모와 가난한 가정 형편 때문에 늘 위축되어 있었다. 여자 친구를 사귀어 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차 사고 사건이 있은 후, 교양 강의를 같이 듣던 미술학과 여학생과 교제하게 되었다. 너무 기뻤지만 이 여학생이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 항상 걸렸다. 나는 군에 입대하기 전에 이 여학생에게 꼭 복음을 전하고 싶었다.

입대를 며칠 앞둔 어느 날 그 여학생이 나를 찾아왔다. 군대에 가는 나를 기다려 줄테니 제대하고 나서 결혼하자는 것이었다. 단, 결혼한 후에는 교회에 나가지 말라고 했다. 그 친구의 말을 들으니 기운이 쭉 빠졌다. 여자 친구가 생겨서 너무나 좋았는데 교회에 나가지 말라니. 교제하면서 여자 친구를 전도하려고 그렇게 노력했는데, 반대로 이 친구가 나의 신앙생활을 방해하다니!

마음이 아팠지만 나는 그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했다. 사고를 통해서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체험했고 하나님을 떠나서 살 수 없음을 깊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너를 좋아하지만 하나님을 떠날 수는 없어.” 

예상하지 못했던 내 말에 충격을 받았는지 그 여학생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럼 일요일에 대예배만 보고 와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건 어때.”

그녀의 사촌 언니가 장로님 아들에게 시집을 갔는데 자신은 그렇게 교회에 매여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제안도 받아들일 수 없어서 그녀를 돌려보냈고, 그 일로 우리는 결국 헤어지게 되었다.

믿음을 지키기 위해 사랑을 포기하기는 했지만, 교제한 사람과 헤어진 것이 처음이라 이별의 상처와 아픔은 생각보다 컸다. 학교에 가면 그녀와 마주쳐야 하는데,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할지 걱정이었다.

그런데 헤어진 다음 날 학교에 갔더니 그 여학생이 키 크고 멋진 남자와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게 아닌가! 믿기지 않는 광경을 보고 나도 모르게 두 사람의 뒤를 따라갔다. 두 사람이 지하에 있는 경양식 집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서야 정신이 들었다. 

며칠 뒤 그 여학생을 불러내서 내가 본 상황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 여학생은 좀 놀라더니 “나는 원래 그런 여자야.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말고 그만 잊어”라는 차가운 대답만 남기고 가버렸다. 그 친구의 태도에 나는 상심했고 그 후유증은 생각보다 오래갔다. 목사님을 찾아가 면담도 해보고 교수님, 친구들을 만나서 마음을 달래 보려 했지만, 밥도 못 먹고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괴로웠다.

그때 마지막으로 찾아간 사람이 바로 지금의 아내다.

이은태 목사

 뉴질랜드 선교센터 이사장

 Auckland International Church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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