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에세이] 간절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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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간절하게 하고 반드시 믿고 하라고 배워왔다. 하지만 인간적인 잣대로 미리 재가며 아니 터무니없어, 이 실력 가지고 어떻게 해, 상황을 보면 기대할 수 없는 일이야,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정적 조건이 앞을 가리며 염치가 없어 기도 드릴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한 노력은 하지 않고 무조건 이루어 주시라고 기도만 열심히 하는 것은 오히려 하나님을 시험하는 나쁜 일이라는 것도 배웠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는 이런 기도를 더 많이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업하는 친구가 자신의 회사가 공급권을 따내기 위해 10여 년째 주력하고 있는 일이 있는데 올해는 반드시 이루고야 말겠다며 열심히 기도하면서 합심 기도를 요청해 왔다. 대답을 하고 기도를 하면서도 과연 내 기도를 들어주실까 하는 의구심이 앞섰다. 그래도 그 친구의 호소가 하도 절실해서 나름대로 기도했다. 그 친구는 날마다 문자를 보내와 기도해 주니 꼭 이루어지게 들어 주실 거라며 고맙다 했다. 양심상 더 열심히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상황은 녹록하지 않았다. 항상 강적을 만나 밀리기만 한 친구는 상대방 회사에게 둘을 공급자로 뽑아도 되지 않겠느냐, 이번에는 자기를 꼭 좀 살려달라고 읍소했다. 그러나 사업 현장에서 그런 정도로 일이 좌우될 수 있겠는가 싶었다. 하지만 친구의 정성에 감동받아 무조건 하나님께 선하게만 인도해 주시라고 기도했다.

우연히 상대 회사의 임원을 만났는데 자기들도 그분을 선택해 주고 싶은데 항상 요건이 부족해서 어쩔 수 없다면서 올해는 제발 그분보다 우수한 경쟁자가 없어서 그분 소원을 이루어줄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아 하나님이 역사하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실력이 모자라면 어쩔 수 없을 거라는 패배감이 엄습했다. 

드디어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나 거의 그리로 결정될 것 같다는 소문이 돌았다. 친구가 측은해서 전화도 못하고 있는데 또 희망의 문자가 찍혔다. 하나님은 선하게 인도하실 거라 확신한다는 말에 회개하고 다시 기도했다. 그 경쟁자는 회사의 신용도가 문제가 되어 내부에서 강한 반대에 부딪혀 낙마하고 결국 그 친구가 선택받는 기적이 일어났다. 간절한 기도가 답이었다.

오경자 권사

<신일교회,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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