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을 알면 교회사가 보인다 ②
초대교회의 언어인 헬라어 찬송
“때가 차매”(갈 4:4)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셨다. 이 시대를 가리켜 흔히 그레코-로만(Greco-Roman: 그리스 양식과 로마 양식을 혼합한 예술 양식. 특히 그리스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로마식) 시대라 하는데 예수 시대부터 그레고리우스 1세가 등장한 AD 590년까지 초대교회 시대로 구분한다.
예수님 오시기 이전, 헬라 제국 알렉산더 대왕(BC 356-323)의 세계 정복은 하나의 언어인 헬라어로, 문화로 주님의 때를 준비했다. 프톨레미 2세(Ptolemy II, BC 285-247) 때 구약성경 70인 역(Septuagint, LXX) 헬라어 번역판이 나왔으며, 이 70인 역은 드디어 초대교회의 성경이 되었다.
“모든 길은 로마로”란 말이 있듯 로마 제국은 바다와 육지 어디든 갈 수 있도록 도로망으로 주님의 때를 예비했다. 사도들은 그 도로를 밟으며 그 언어(헬라어)로 복음을 전했다. 초대교회의 구심점이었던 교회는 로마교회를 제외하면 예루살렘 교회, 안디옥 교회, 에베소 교회, 알렉산드리아 교회 모두 동쪽 지역이다. 사도들은 이곳을 두루 다니며 헬라어로 복음을 전하고, 헬라어로 편지를 썼으며, 헬라어로 찬송도 지어 불렀다. 신약성경이 히브리어가 아닌 헬라어로 쓰인 이유다.
찬송 시 ‘참 목자 우리 주’(‘Shep herd of eager youth’)는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Clement of Alexandria, c.150-c.220)가 헬라어로 쓴 저서 ‘교사’(‘Paedagogus’) 중 마지막 부분이다. ‘헬라 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는 알렉산드리아 신학교 교장이었다. 그는 그리스의 철학적 전통들을 기독교 교리와 결합했고, 헬라 시의 운율형식을 빌려 신학을 접목한 찬송 시를 지었다.
“참 목자 우리 주 사랑과 진리로 이끄시니/ 승리 왕 우리 주 그 이름 기리며/ 성도들 모여 와 찬양하라”(1절)
헬라어 찬송 시는 크레테의 앤드류(Andrew of Crete, 660-732)가 지은 ‘믿는 자여 보라’(개편 347장), 다마스쿠스의 요한(c. 675-c. 754)이 지은 ‘주 부활하신 날’(개편 138장)과 ‘주 예수의 부활’(개편 140장)이 우리 찬송가에 실렸었다.
21C 새 찬송가에는 그리스 정교회 예전(Greek Liturgy)에서 나온 곡조 ‘아멘’(640장) 한 장만 실려 있다.
김명엽 장로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