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회 여전도회주일을 맞이하며
새 역사를 창조하는 여전도회전국연합회는 한국교회의 어머니로서, 127년의 선교 역사 속에서 희생적 사랑과 헌신으로 선교, 교육, 봉사의 사명을 다하며 나라와 민족을 섬겨왔다.
여전도회의 시작은 1898년 평양 널다리골 교회에서 신반석, 김정신, 이신행 등 63명의 여 성도들이 모인 작은 소모임에서 비롯되었다. 이후 지방 연합회들이 결성되면서 여전도회 운동은 전국적으로 활발히 전개되었고, 1928년에는 당시 11개의 지방연합회(함북, 황해, 평북, 경안, 평양, 평서, 함남, 경기, 전북, 전남)가 연합해 여전도회전국연합회의 전신인 ‘조선예수교장로회 부인전도회’를 창립하게 되었다.
여전도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일에 앞장서 왔으며, 1931년 중국 산동성에 첫 여성 선교사를 파송했다. 김순호 선교사는 1931년 9월부터 헌신적으로 사역을 수행하다가 안식년을 맞아 임시 귀국해 제25회 교단총회(1936년 광주양림교회)에서 선교 보고를 했다. 그의 헌신에 감동한 총대들은 큰 박수로 격려하며, 여전도회의 선교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매년 1월 셋째 주일을 ‘여전도회주일’로 제정했다.
여전도회는 헌신적인 믿음의 선배들을 본받아, 지도력과 경제력이 부족했던 시절에도 기도와 헌신으로 하나님께 나아갔다. 당시 여성들은 가족 구성원 한 명당 한 숟가락씩 떠낸 쌀을 성미로 모아 하나님께 드리고, 엽전을 모아 어려운 교역자와 가난한 성도들을 도왔다. 이러한 섬김과 나눔은 여전도회의 선교와 봉사 정신을 강화하는 데 밑거름이 되었다.
초창기에는 회비를 낼 형편이 되지 않아 헌금이나 헌물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며 전도에 최선을 다했다. 여자 교인이면 누구나 자동으로 회원이 되어 시간과 몸, 그리고 작은 성미를 통해 전도의 초석을 놓았으며, 국내 전도 사업에 힘을 쏟았다.
이러한 믿음과 헌신 속에서 여전도회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복음 전파의 사명을 충실히 감당해 왔으며, 하나님의 의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1931년 중국 산동성에 첫 여성 선교사를 파송한 이후, 현재는 해외 32개국 45개 선교지를 비롯해 국내 자립 대상 교회 13곳, 특순 선교지 4곳, 군 선교지 12곳을 지속적으로 후원하며 국내외에서 선교 사명을 수행하고 있다.
여전도회는 72개 연합회, 약 130만 명의 회원, 3천여 개 지회와 함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한, 지속적인 배움을 통해 사회운동에 참여하며, 지교회와 지노회 연합회를 통해 보다 효율적이고 협력적인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특히 여성들의 리더십 개발과 지도자 교육에 힘쓰며, 섬김의 손길로 사회를 변화시키고 사각지대에 있는 어려운 이웃을 돌보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올해 여전도회전국연합회는 여전도회주일 88주년을 맞이하며, 여전도회주일 창립 100주년을 바라보며 비상하고 있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는 앞으로의 100년을 향해 한국교회와 여전도회의 역사를 계승하며 더욱 헌신할 것을 다짐한다.
은정화 장로
<여전도회전국연합회 회장, 광주 방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