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경영] 물 좋고 산 좋고 정자까지 좋은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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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완벽한 자는 없다. 외동딸을 길러 온 한 아버지가 있었다. 그 딸이 자라 시집갈 나이가 되었는데도 아버지는 들어오는 선 자리마다 퇴짜를 놓았다. “이 사람은 이래서 안되고 저 사람은 저래서 안된다”고 했다. 아버지의 반대 속에 속절없이 세월만 흘렀다. 

생각다 못한 딸은 어느 날 아버지에게 맛있는 소풍 도시락을 장만해 전해 주며 “반드시 모든 풍경이 마음에 쏙 드는 곳에서 도시락을 드시라”고 했다. 밤이 깊어 돌아온 아버지의 손에는 먹지 않은 도시락이 그대로 들려 있었다. 아버지는 “물 좋고 산 좋고 정자 좋은 곳을 찾아다녔지만 없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간 자신의 행동을 반성했다고 한다. 물론 얼마 후 딸은 적당한 남자를 만나 결혼했다. 

물 좋고 산도 좋고 정자까지 좋은 곳은 없다. 남자 대학생들에게 이상적 배우자상을 물어봤다 “현대적 지성미를 갖추고, S라인 몸매, 롱 다리, 경제적으로 넉넉한 집안에서 가정교육을 잘 받고, 전문직으로 직장생활하면서, 잘난 척하지 않고, 이해심이 많고 다소곳하며, 아이를 잘 낳고, 돈을 잘 모으고, 낮에는 친구 같고 밤에는 요부 같고 한가할 때에는 연인 같고 아플 때는 어머니 같은 헌신적인 여자, 거기에 아프지도 않고 보석이나 돈은 바라지 않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해도 지치지 않는 슈퍼우먼, 거기에 숫처녀”라는 대답까지 나왔다. 

그래서 그 남학생에게 내가 해준 한마디가 있다. “너는 그냥 평생 혼자 살아라!” 

당신이 완벽하지 않은 것처럼 당신의 짝도 그렇다. 하나를 선택했으면 하나는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배우자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조건만이 우선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행복의 우선순위를 무엇에 두느냐에 있다. 감정이냐, 사랑이냐, 현실이냐. 

처음에는 서로 깊이 사랑하지 않았더라도 결혼 생활을 통해 조화를 이루는 커플도 많다. 함께 살아가는 동안 아끼고 존중하며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 가는 것이다. 결혼이란 부족한 두 사람이 만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종합예술이다. 배우자의 반짝이는 조건만 탐냈던 결혼이라면 반드시 탈을 부르고 만다. 인간의 심보와 감정이나 조건은 변하는 것이다.

다만 결혼의 조건으로 반드시 챙겨 보아야 할 것 중 하나는 배우자의 인격과 성품이다. 좋아하는 감정은 언젠가 사라진다. 그러나 성품은 평생 간다. 좋아하는 감정은 변할 수 있지만, 기질이나 성품 때문에 평생 갈등할 수 있다. 

‘결혼은 위험한 투자’라는 프랑스 속담이 있다. 결혼(wed)이라는 말의 어원에는 ‘도박에 내기 걸다’라는 뜻도 있다. 결혼은 자기 자신을 거는 도박이고 두 우주가 협업하는 인생 최대의 M&A이다. 어려움이 조금 있더라도 사랑을 선택했다면 무엇에도 흔들리지 마라. 진정으로 사랑하는 두 사람이 있다면 무엇이 두려울까. 결혼은 모든 것을 다 갖춘 후에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결혼은 시작이 조금 불완전하더라도 두 사람이 힘을 합쳐 부족한 것을 하나씩 채워 나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 속에서 정이 들고 친밀감을 갖는다. 평생 원수 같은 배우자, 조금 모자라도 그 배우자가 내 곁에 있다는 것만도 감사할 일이다.

두상달 장로

• 국내1호 부부 강사

• 사)가정문화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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