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를 되돌아보면 매순간 알 수 없는 기적의 연속이었다. 해방 후 국토분단의 와중에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건국된 것, 해방 후 좌파공산주의가 우세하던 이념의 혼란 속에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가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된 것, 건국 후 2년이 안된 시점에서 공산세력의 전복, 적화야욕을 분쇄해 나라가 보존된 것,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 기적을 이뤄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국가로 우뚝 선 것. 이 모두가 체계적 결과이기 보다는 무언가 전능하신 하나님의 섭리가 작용한 기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축복받은 기적의 나라가 누란(累卵)의 위기에 처해 있다. 모두들 불안해 하고 크게 염려하고 있다. 다들 “이건 나라가 아니다”라고 한다. 무언가 체계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더 조직적인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들 한다. 그러나 위기의 내용과 심각성에 대한 체계적인 논의 자체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모두가 문제를 회피하고,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그 누구도 진정성으로 국민을 감동시키지 못한다. 그러면서 들리는 것은 요설(妖說)뿐이다.
오늘의 위기는 그 내용이 무엇이든 정치 지도자와 지성인, 그리고 크리스천들의 책임이라 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나라를 지키고 번영시켜 국민이 잘 살 수 있을지에 대해 해답이 나와 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권력쟁취와 개인 영달에 빠져 바른 길을 외면하면서 이전투구와 혹세무민하고 있다.
지금의 정치는 민생을 도탄에 빠뜨리고 나라의 멸망을 가져온 조선의 사색당쟁 보다 더한 지경이다. 통합에 앞장서야 할 정치가 분열을 부추기며 국격(國格)을 실추시키고 있다. 위기의 내용과 심각성을 그나마 인식하는 지성인은 자족하며 엄중한 현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사람은 사고에 따라 행동하고 그 결과로 역사가 이뤄지기에 역사를 바꾸려면 구성원의 사고를 바꾸어야 한다. 지도자와 국민의 사고를 바꾸는 일은 지성인의 책임이다.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혜안을 갖게 된 지성인 중 나라의 광복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투사들처럼 오늘의 국가위기 극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각오를 가져야 한다. 정치권과 지성인들에게 다음 두 가지를 당부한다. 3대에 걸친 진짜 1인 독재국가인 북한에 대해 찬양하고, 동조하는 현실은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부끄러운 희극이다. 둘째 정치인과 지성인이 역사, 철학, 문학, 예술, 과학 등 폭넓은 교양과 높은 수준의 판단력을 바탕으로 국민을 이끌어야 한다. 나라가 위기에 처하는 순간엔 기꺼이 한 목숨 바칠 수 있는 기개를 보여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선포, 탄핵, 구속에 따른 세상 민심이 더욱 험악해 지고 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다. 국민은 거의 양극화되었고, 외교적으로도 미국과 중국 어느 쪽에서도 신뢰를 얻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또 한 번의 하나님의 기적이 절실한 지금, 이 나라는 한미 동맹, 한미일 안보, 협력관계가 확고하게 확립되어 자유민주주의의 시장경제, 선교 한국의 기치를 중요한 어젠다로 삼아야 하는 아주 절박한 시대이다. 하나님의 축복 속에 다시 한번 기적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