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 행복한 선택  박래창 장로의  인생 이야기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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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쓰임받는 삶

중국 크리스천 기업인들 만남과 감동적인 강연

하나님 역사하심, 크리스천 기업인들의 사명

철저하게 모았다가 국가나 사회에 큰돈을 기부하는 분들을 존경하지만, 현장에서 봉사하고 사역하면서 그때그때 필요한 재정을 감당할 수 있는 형편이면 더 큰 축복이고 행복이다. 그것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축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차고 넘치게 복된 인생을 살았다.

행복한 기업인, 행복한 부자

대기업이나 그룹사를 이룬 기업인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사업을 한 크리스천인 덕분에 할 수 있었던 귀한 경험들이 있다. 한국 기독실업인회(CBMC)에서의 활동이다. 내가 마침 거기 있어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받을 수 있었다.

그중에서 한국 CBMC 중앙회 회장직을 맡고 있던 2011년의 일이 기억에 남는다. 기독교세계관동역회가 중국 저장성 항주에 위치한 절강대학교 산하 ‘기독교 및 타 문화 연구소’와 함께 국제기독교연구센터를 설립하기 위한 MOU를 체결하는 자리에 참석하게 됐다. 김지철 담임목사님을 수행해서 간 것이었는데, 출발하기 얼마 전에 항주의 크리스천 기업인들로부터 연락이 왔다. 항주에 오는 김에 1시간 특강을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한국 CBMC 중앙회장 자격으로 하는 특강이니 경제 이야기를 중심으로 내용을 준비했다. 공항에 도착하자 벤츠 승용차가 마중을 나와 있었다. 일행인 장로들 몇몇과 함께 따라가 보니 큰 건물 9층을 전부 사용하는 넓은 교회 안에 크리스천 기업인 150여 명이 모여 있었다. 그곳의 분위기를 보고 순간적으로 ‘여기가 어디인가?’ 혼란스러웠다. 우리가 오기를 기다리며 30여 분간 기도회를 하고 있었다는데 통성기도를 하고 손뼉을 치면서 찬양하는 모습이 마치 한국의 대형교회 부흥회를 보는 듯했다.

모인 사람들이 모두 항주의 중국인 크리스천 기업인이라는 말을 듣고 강단에 서는데, 가슴이 뜨거워져서 준비해간 원고는 제쳐두고 즉석 강연을 했다.

“한국교회는 초기 선교사들의 생명을 건 희생과 헌신으로 뿌리 씨앗으로부터 성장했습니다. 교회에 다닌다는 이유로 순교하고 박해받아야 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 한국에서는 어디서나 교회를 볼 수 있습니다. 산골의 작은 마을에도, 경찰서, 교도소, 군부대 안에도 교회가 있습니다. 군인 장교인 목사도 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시작된 기독교는 서쪽으로, 서쪽으로 퍼져 나갔고 지구 반 바퀴를 돌아 한국 땅에서 불길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더 서쪽으로 가면 바로 중국입니다. 중국은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말씀이 지시하는 곳입니다. 중국이 복음화되면 그 복음의 물결이 파도처럼 넘쳐흘러 주변의 불교권, 힌두권, 회교권 국가들까지 복음이 전해질 것을 확신합니다. 그 귀한 역할을 하나님께서 중국에 주실 것입니다. 하나님의 축복이 임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축복이 중국에 임한다고 했을 때, 그 대상이 될 선택된 하나님의 사람들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축복하셔서 들어 쓸 하나님의 사람이 바로 당신들입니다. 앞서서 하나님을 믿고 용기 있게 신앙을 고백한 사람들로부터 그 자손에게까지 하나님의 축복이 흘러 넘쳤습니다.

여러분은 하나님이 중국에 주실 축복의 대상입니다. 하나님의 축복은 복음을 전할 사람에게 주십니다. 그 사람이 바로 여러분입니다. 어려움이 있어도 도망가지 말고 용기를 내서 신앙생활을 해야 합니다.”

마침 내 손에는 비행기에서 읽었던 한국 조간신문이 들려 있었다. 이 신문을 펼쳐서 번쩍 들어 올렸다. 거기에는 중국에서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온주 상인’의 자살과 야반도주가 속출한다는 기사가 실려 있었다. 온주 상인은 유태인처럼 전 세계에 네트워크를 가진 집단으로, 네트워크를 통해 단체로 아파트 100~200채를 사들이는 등 과감한 부동산 투자를 해 큰 부자들이 많았다. 이들 중에 크리스천이 많아 “온주 상인이 가는 곳마다 교회가 생긴다”는 말도 있었다. 이날 강연을 들은 항주의 크리스천 기업인들 중에도 온주 상인이 상당수 있었다. 이런 ‘중국의 유태인’들이 경제위기를 겪은 뒤 부동산 하락까지 이어지자 고금리 이자를 갚지 못하고 위기에 올려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신문기사 내용을 짧게 전한 뒤 이렇게 말했다.

“지금 여러분은 하나님의 일꾼으로 쓰임 받기 위해 연달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시련은 하나님의 축복입니다. 절대로 도망가지 말고 정면 돌파해서 가정과 교회와 이웃과 기업을 지키십시오!”

이 말이 끝나자 격정적인 ‘아멘!’ 소리가 터져 나왔다. 통역은 조선족인 칭화대학교 오동춘 교수가 맡았다. 강단을 내려오니 사람들이 나를 에워싸고 얼싸안으며 난리였다. 주최 측 인사는 내게 “어떻게 그리 우리에게 딱 맞는 말씀을 하셨습니까?”하고 물었다.

“여기 참석한 아무개, 아무개 등 여러 사람이 아까 말씀하신 그대로 ‘도망가느냐 마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다 버리고 떠나려 하는 찰나에 아까와 같은 말씀을 들은 것입니다.”

참으로 오묘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비슷한 상황, 비슷한 고민 속에서 정면 돌파를 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멀리 한국에서 내가 겪은 일이 이처럼 항주에 사는 중국 기독 실업인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으로 거듭날 줄 누가 짐작이나 할 수 있었을까.

하나님께서는 이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으로 일하신다. 우리는 쓰임 받기 위해 늘 준비해야 하지만,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실지를 미리 예측하고 판단할 수 없다. 우리의 예측과 판단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것이 하나님의 역사하심이기 때문이다.

강연을 마치고 저녁식사를 한 뒤 회의를 하는데, 중국과 한국 기독 실업인들이 지속적으로 교류를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나는 흔쾌히 받아들였지만 그 실무를 직접 할 수는 없었다. 아무래도 젊은 기업인들 간의 교류가 더 필요할 것 같았다. 귀국해서 CBMC 젊은 그룹인 ‘크리스천 CEO 네트워크’(CCN)를 구성해서 책임을 맡겼다.

박래창 장로

<소망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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