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인이 봄을 기다리며 ‘꿈틀대는 탐욕이/귀울림 같은 것을/저 매화 꺾으려는/부끄러운 손이 있다/차라리 내민 손으로/나를 치고 싶었다’ 의사이며 시인인 윤주홍 장로의 ‘매향(梅香)을 훔치려다’의 시이다.
주일 아침 교회에 가면서 아파트 앞 정원에 목련나무의 목련 몽우리가 가슴 설레게 한다.
바람이 있기에 꽃이 피고, 꽃이 져야 열매가 있거늘 떨어질 꽃잎을 주워들고 울지마라. 저쪽 서울 숲에 고요히 앉은 새야 부디 울지마라.
인생이란 희극도 비극도 아닌 것을 산다는 건 그 어떤 의미도 없음이야. 세상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는 부(富)와 명예일지 몰라도 세월이 내게 물려준 유산은 정직과 기도와 감사였다네. 불지 않으면 바람이 아니고, 늙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고, 가지 않으면 세월이 아니지. 세상에 어떤 것도 무한하지 않아. 아득한 구름 속으로 아득히 흘러간 내 젊은 한때도 그저 통속(通俗)하는 세월의 한 장면일뿐이지. 그대 초월이라는 말을 아시는가? 노년이라는 나이. 눈가에 자리잡은 주름이 제법 친숙하게 느껴지는 나이. 삶의 깊이와 희로애락에 조금은 의연해질 수 있는 나이. 잡아야 할 것과 놓아야 할 것을 깨닫는 나이. 눈으로 보는 것 뿐만 아니라 가슴으로도 삶을 볼 줄 아는 나이. 자신의 미래에 대한 소망 보다는 자식의 미래와 소망을 더 걱정하는 나이.
여자는 남자가 되어가고, 남자는 여자가 되어가는 나이. 밖에 있던 남자는 안으로 들어오고, 안에 있던 여자는 밖으로 나아가려는 나이. 여자는 팔뚝이 굵어지고 남자는 다리에 힘이 빠지는 나이. 나이를 보태기보다 나이를 빼기 좋아하는 나이. 이제껏 마누라를 이기고 살았지만 지고 살아가는 나이.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있으면서도 가슴에 한기(寒氣)를 느끼는 나이. 먼 들녘에서 불어오는 한 줌의 바람에도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지는 나이. 겉으로는 많은 것을 가진 것처럼 보이나 가슴 속은 텅 비어가는 나이. 앞으로는 남이 잘되게 도와주세요. 그곳이 내가 잘되는 일이지요. 꽃처럼 웃으며 사세요. 얼굴이 밝아야 좋은 일이 따라옵니다. 쉬지 말고 기도하세요. 기도는 하늘과의 직통 전화입니다.
말 한 마디도 조심하세요. 부정적인 말은 좋은 사람들을 멀어지게 합니다. 어떤 일에도 기죽지 마세요. 기가 살아야 모든 것이 잘 됩니다. 어두운 생각이 어둠을 만듭니다. 마음 속에 한 자루 촛불을 켜세요. 말조심 하세요. 칼로 입은 상처는 회복되어도 말로 입은 상처는 평생 갑니다. 내가 상대에게 상처를 입혔으면 내가 치유해 줘야 합니다. 그게 사람의 도리입니다. 내게 아픔을 준 사람을 위해 기도하세요. 하늘의 선물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좋은 책을 읽고 또 읽으세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에너지로 변할 것입니다. 봄이 오는 계절. 복되고 즐거운 날들이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