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열매와 축복] 장사꾼이 꿈인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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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 농장에서 좌측부터 박한길 장로, 어머니, 형, 누나

 

어릴 적, 내 꿈은 장사꾼이었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장래 희망을 적으라고 하면 친구들은 대부분 대통령이나 장군, 과학자처럼 위인전에 나오는 직업을 적었다. 그런데 나는 장사에 동경심이 있었기에 ‘장사꾼’이라고 적었다. 그걸 보신 선생님은 장난하지 말라며 한 대 쥐어박기도 하셨다. 하지만 나는 진심이었다. 

장사꾼이 되고 싶었던 이유는 할머니의 이야기 때문이었다. 아버지와 고모부는 젊은 시절에 만주로 장사하러 다니셨다고 한다. 배에 물건을 가득 싣고 두만강을 건너 다니셨다. 그런데 하루는 배를 강기슭에 대고 물건을 내리려는데 언덕 위에서 마적단이 총을 들이대며 겁박하는 바람에 모든 걸 다 놓고 도망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돈을 많이 번 날엔 항상 집에 도둑이 들어서 지붕 위에 돈이 든 부대를 올려놨다는 얘기도 들었다. 나는 두 분의 무용담을 들으며 마치 당사자인양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옛날 이야기처럼 재미있게 들으며, 속으로 ‘돈 버는 일이 참 멋있는 일이구나’라고 생각했다.

할머니의 무용담과는 달리 어머니는 항상 빚에 시달리셨다. 아버지가 사업하다가 진 빚을 과수원 농사를 지어 몇 년씩 갚으셨다. 아버님은 제재소와 식품공장 등 당시로서는 제법 큰 사업을 하셨지만 끝이 좋지 않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나는 처음으로 교회에 나갔다. 그리고 중학교 3학년 때 심한 열병에 걸리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다니던 중학교 뒷동산에 올라가 두 개의 무덤 옆에 누워서 팔을 양쪽으로 뻗고 하늘을 보면서 말했다. “여기 누워 있는 분들이 언제부터 이렇게 누워 있었는지 모르지만, 저도 언젠가는 이렇게 땅 속에 누울 날이 있겠네요.”

지나고 보니 당시 하나님께서 내게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할 시간을 주셨다는 생각이 든다.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하니 고민이 깊어졌다.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면 죄가 되고, 죄가 있으면 지옥에 간다고 들었기에, 어린 나는 계명을 어기지 않으려고 굉장히 노력했다. 사춘기 시절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으면 이미 간음하였다는 말씀을 지키기는 참으로 어려웠다. 괜히 시비거는 친구들을 미워해도 살인이라는 말씀은 항상 회개의 기도거리였다. 하지만 죄 앞에 늘 굴복하지 않을 수 없었고, 양심에 깊은 가책을 느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지옥에 가겠구나’ 하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그래서 교회에 거의 매일 가서 회개 기도를 간절히 드렸다. 하지만 내 마음에는 평안함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전도 집회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듣게 되었다. 예수님의 죽음이 내 죄 때문임을 알고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울음이 터져 나왔다.

‘하나님께서 이토록 나를 사랑하시는구나, 죄 때문에 내가 죽어야 하는데 대신 죽으셨구나.’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으로 내가 하나님 앞에 조건 없이 받아들여지는 존재가 되며, 그분 앞에서 의롭게 여김을 받게 된다는 것이 온전히 믿어졌다. 그러자 더 이상 지옥에 갈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회개하는 게 아니라, 주님을 닮고 싶고 복음을 만천하에 전하고 싶은 열망이 품어졌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믿음이 왔다. 이제 나는 죄 사함으로 말미암는 구원의 복음을 전하는 사명자로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문제는 장사꾼의 꿈과 복음을 전하는 일을 병행하는 것이었다. 고민은 무역학도였던 대학교 1학년 때 신앙 수련회에서 풀렸다.

“모든 사람이 직접 입으로 복음을 전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복음 전하는 일을 돕는 눈도 귀도 손도 발도 필요합니다. 교회는 예수님의 몸이고 각 지체가 다른 달란트를 갖고 있는데, 그 기능이 연합해서 선을 이루는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입니다”라는 강사님의 말씀이었다. 

강사님의 말씀을 듣는 순간, 마음이 매우 편안해졌다. 그때까지 나는 돈을 많이 버는 일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돈 버는 일과 복음을 전하는 것이 상반된 일이 아니기에 함께해도 됨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 후부터 평생의 삶은 돈 버는 일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또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을 돕겠다고 결심하고 지금까지 밤낮없이 일하고 있다.

매년 60억 원을 복음으로 가난한 어린이를 양육하는 컴패션에 기부하고, 기독교 대안학교인 ‘드리미고등학교’를 300억 원을 들여 최고의 시설로 운영하고 있다. ‘드리미선교재단’에는 동역하는 목사님들이 국내외에서 매년 100회 정도의 복음사경회를 개최하여 매년 수만 명을 복음의 길로 안내하고 있다. 이제 죽기 전에 해외에 100개의 기독교 학교를 짓는 것이 장사꾼 박한길의 마지막 기도다.

 애터미 회장 박한길 장로는 기도하고 행동하는 신실한 교회 장로이다. 그는 기독교정신을 바탕으로 부(富)를 이루고 국내•외 선교사업 뿐 아니라 육영 사업에도 심혈을 다해 헌신하고 있다. 창업 10년 만에 매출 연 2조 원, 1천500만 회원을 자랑한다. 또한 수많은 나눔 활동을 이어가며 2023년 기준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이 1.4%로 유통업은 물론 2023년 결산 매출 상위 500대 기업과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나눔의 명가가 됐다. 돈을 버는 것보다 쓰는데 더 열심이라는 박한길 장로는 주님께 받은 재물을 하나님의 청지기로서 30배, 60배, 100배 결실을 맺도록 흘려보내는 데 매진하고 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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