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저일 생각하니] 사랑하는 딸이 병원에 두고 간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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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23년 1월 14일 토요일 방안 아내 침대에서 떨어져 갑자기 고관절 환자가 되었다. 한밤 몹시 심한 고통을 겪고 다음날 아침 부랴부랴 강서구 부민병원에 갔다. 기초검사를 거치고 17일 오전에 궁윤배 의사의 수술을 받았는데 나같은 고관절 환자도 있었다. 당시 코로나 때문에 누구도 면회가 안 되었다.

화장실 가기도 어려울 정도로 나의 통증은 심했다. 우리 화성교회 담임목사를 비롯해 성도님들, 나의 제자들, 짚신문학회 회원들 사방에서 나의 쾌유를 비는 안부전화가 쇄도해 왔다. 이 사람들의 기도로 나는 곧 다 나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나는 매주 쓰는 한국장로신문 칼럼을 병실에서 쓸 수밖에 없었다. 원고지와 필기도구가 필요했다. 딸에게 사오도록 했다. 21일 오전에 딸이 왔다. 특별 배려를 받아 휠체어를 타고 1층 면회실에 갔다. 선교사인 딸은 원고지 필기도구 휴지 등을 사왔다. 편지도 전해 주며 쾌유를 빈다는 인사말도 남기고 떠났다. 딸의 편지는 아래와 같다.

사랑하는 아빠! 팔십여 년 부지런히 사용했던 왼쪽 고관절과 이별을 하셨네요. 새것으로 교체했으니 앞으로 더 활발하게 다니실 수 있을거에요. 점점 회복되고 있으니 오늘보다 내일 더 좋아질거에요. 앞으로 계속 좋아질 일만 있네요. 현재 고통스럽고 부자유하지만 아빠의 저력과 의지로 잘 견디고 이겨내실거에요. 응원하고 기도합니다.

 2023. 1. 20. 사랑하는 아빠 딸 혜림 드림

집에서 미리 써 와서 전하고 간 딸의 편지가 고맙고 내게 많은 위로가 되었다. 열심히 공부해서 연세대 음대 작곡과를 졸업하고 대신중학교에서 3년 교편을 잡아보고 곧 나와 열악한 루마니아 나라에 가서 선교활동을 4년 했다. 주로 어린이 사역에 열중했다. 1997년도에 아내와 함께 가본 루마니아는 공산독재자 차후세스크로부터 벗어난지 얼마 안 되어 경제가 아주 열악해 보였다. 버스 전차가 다니는 아주 후진국이었다.

이런 후진국 나라 어린이 선교사역을 잘 마치고 귀국해 수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 진학해 졸업하고 동기생 이남행 목사와 결혼하고 중국 우루무치에서 니그로족 선교에 10년간 피땀을 쏟다가 중국 공산당 박해로 귀국했다. 현재는 다문화 국내․외국인들을 신앙 언어지도 및 문화적응을 위한 선교활동에 열중하고 있다. 딸과 사위의 선교사역에 나와 아내는 후원 기도를 많이 하고 있다. 내가 고관절 환자로 한달 남짓 입원했을 때 딸은 내가 써놓은 칼럼원고를 받아가 워드해서 한국장로신문사에 잘 보내줬다. 아내는 수시로 나의 병상안부를 물어 왔고 부산 큰아들 내외 인천 작은아들 내외도 자주 안부로 나를 위로 격려해 주었다. 처남 동서내외도 기도 많이 해 주었다. 1월 어느날 추운 날씨에 윤백중 박사, 최학용 선생 내외분이 오셔서 1층에서 면회까지 하고 가신 추억이 고맙게 떠오른다.

1990년도 초에 급성췌장염으로 입원해 담석증 수술까지 하며 두달간 장기 입원하고 많은 주위 사람들의 병문안을 받았는데 부민병원 고관절 환자로 한달 남짓 입원한 것이 두 번째 병원에 장기 입원한 경험이 된다. 누구나 건강하고 아프지 말아야한다.

90이 다 되도록 건강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고관절 환자로 입원 중일 때 위로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반가운 편지를 전하고 간 사랑하는 딸 오혜림 선교사에게 고마운 나의 마음과 사랑을 전한다. 아내와 맏아들 막내아들 내외 손자손녀들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화성교회 짚신문학회에 감사를 전한다.

오동춘 장로

<화성교회 원로, 문학박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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