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의 도시 국가였던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고대 동방의 맹주였던 대국 페르시아와 3차례 전쟁을 했다. 이것을 페르시아 전쟁(BC 492-479)이라고 한다. 이 전쟁에서 페르시아제국이 뜻하지 않게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연합군에게 패배했다. 이 전쟁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주도한 것은 아테네였다.
역사가의 아버지라고 일컫는 헤로도토스는 ‘역사(Historiae)’라고 부르는 페르시아전쟁사를 저술했다. 그는 아테네가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이긴 것을 아테네의 민주정과 문화의 우월성에서 찾고 있다. 즉 아테네의 민주정의 우월성을 전쟁 승리의 원동력으로 보고 있다.
페르시아전쟁 이후 델로스 동맹체제의 아테네와 펠로폰네소스 동맹체제의 스파르타가 패권 경쟁을 벌이다가 양자간의 전쟁이 발생했다. 이것을 펠로폰네소스 전쟁(BC 431~404)이라 한다. 스파르타는 군국주의 국가였고 아테네는 민주국가였다. 헤로도토스의 사관대로라면 민주국가인 아테네가 당연히 승리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군국주의 국가인 스파르타가 승리했다.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역사(historiac)’라고 하는 펠로폰네노스전쟁사를 저술했다. 그가 이 책을 저술한 중요한 사관의 하나는 타락한 민주정은 전제정만 못하다는 것이나 이런 전쟁이 있는 이후에 로마와 마케도니아의 전쟁이 있었다. 폴리비오스(BC 203-120)는 기병대장을 거친 마케도니아의 전쟁 지도자였다. 그는 로마와의 전쟁 때 로마로 붙잡혀간 1천 명 인질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는 로마의 유력한 집안에서 교사 생활도 했고, 역사가로서 ‘역사(Historiai)’를 저술했다. 이 책은 로마 성장기를 다룬 책으로 그는 정치체제의 순환론과 혼합정체론으로 유명하다. 특히 민주정이 타락하면 선동정치가라고 일컫는 데마고고스에 놀아나는 중우정으로 전락된다는 사안(史眼)이다. 폴리비우스는 로마의 공화정이 타락하면 로마가 아테네처럼 언젠가 몰락할 것을 내다 보았다.
2024년 노벨경제학상 공동수상자는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경제학과 교수 다론 아제몰루, 사이언 존슨, 시카고대 정치학과 교수 제임스 로빈슨이다. 이들은 국가간 빈부격차와 관련해 사회 제도의 중요성을 입증하며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한 공로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이들은 남북한 체제비교에서 남한의 정치와 제도 체제의 우월성이 북한보다 발전적이며 자유와 인권이 보장되는 체제이다. 하지만 이상의 역사적 사실로 보아 우리는 절대로 방심하면 안될 것이다. 남한 체제가 아테네처럼 타락한다면 독재체제만도 못할 수 있다는 역사적 경고를 명심해야 한다. 남한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북한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지만 국민정신이 썩어버린다든지 정쟁에 휘말려 내적 갈등을 계속 조장한다면 때에 따라서는 허를 찔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역사적 교훈을 절대로 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중요한 시기에 나라를 궁지에 몰아넣고 대구에서, 부산에서, 광주에서, 대전에서, 서울에서 벌어지는 대통령 탄핵 반대, 찬성 집회도 심상치 않다. 우리 모두 깨어 기도하고 행동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