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음악교실] 85장, 구주를 생각만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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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을 알면 교회사가 보인다 ⑧ 

12C 가톨릭의 청교도 클레르보의 버나드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로 선포된 이후 중세교회는 교세가 커지고, 국가의 보호 아래 절대 권력을 가지게 되며 큰 재산마저 소유하게 됨에 따라 속화(俗化)의 길로 빠져들고 만다. 

특히 10세기에 교회는 교황을 비롯한 성직자들이 온갖 부패와 음란과 악행을 저지르며 권력 다툼과 성직을 매매하는 등 극도로 타락하게 되자, 경건을 상실한 교회를 멀리하기 위해 은둔자들과 수도원이 크게 일어난다. 박해받던 초대 교회 시절 순교를 미덕으로 삼았던 기독교가 독신 생활과 금욕 금식 노동과 예배의 영적 운동으로 대치된 것이다. 

수도원 운동은 타락하고 속화된 교회를 정화하고 개혁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암흑기로 불리는 중세 시대에 작은 불씨나마 유지해 중세 후반기에는 문화의 꽃을 피우게 된다. 

1039년에 창설된 프랑스의 ‘생 루프 수도원’이 주도한 개혁운동은 독일, 오스트리아, 영국까지, 깊은 산이나 사막뿐만 아니라 도시 안의 수도원까지 번져 나가게 된다. 

1097년경 프랑스 부르고뉴에 생긴 봉쇄수도회인 시토 수도원엔 클레르보의 버나드(Bernard of Clairvaux, 1091-1153)가 31명의 귀족 청년들과 함께 시토회에 가입해 은수(隱修) 생활을 하며 탁월한 생활과 모범으로 수도원 개혁에 앞장서 수도회의 기반을 공고히 다졌다. 드디어 클레르보의 버나드는 자 수도원인 클레르보 수도원의 원장이 되어 크나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학자들은 이들을 향해 ‘12세기 가톨릭교회의 청교도’라고 명명했다. 클레르보의 버나드는 라틴어에 능숙했고, 명 설교가였다. 그는 중세 수도원 문학이라는 장르와 사랑에 기초한 신비주의를 가장 잘 보여 주었으며, ‘신애론’, ‘아가 강론집’ 등 많은 저술에 그의 명상적인 형상이 표현되어 있다. 그는 종교개혁자 칼뱅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다. 

그의 찬송 시는 우리 찬송가에 85장 “구주를 생각만 해도”(“Jesu dulcis memoria”), 145장 “오 거룩하신 주님”(“Salve caput cruentatum”), 262장 “날 구원하신 예수를”(“Jesu dulcis memoria”) 등 세 편이 실려 있다. 

262장 “날 구원하신 예수를”은 영국 찬송가(“Of Him who did salvation bring”)에서 번역된 독일어 찬송 시를 우리말로 중역한 것으로 85장 “구주를 생각만 해도”와 같은 시이다.

김명엽 장로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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