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이야기] 항공의학연구원 수송대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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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항의원으로 보내 주세요!”

공군본부 정형외과를 찾아갔을 때 허리에 통증이 있으니 물리치료를 받을 수 있게 진단서를 끊어 달라고 했더니 의사가 “지금 나보고 허위 진단서 만들라는 거냐”라며 소리를 질렀다. 낙심해서 병원 화단에 앉아 있는데 내 옆을 지나가던 사람이 “야, 너 국방부 갔던 놈 아니냐” 하며 나를 알아보았다. 그 사람이 공군본부 병원 수송대를 담당하던 상사였다. 나도 모르게 그 사람에게 국방부로 원대 복귀하게 된 사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상사는 병원으로 들어가 2주짜리 물리치료 진단서를 가지고 나왔다. 국방부 인사과에서 인사 담당관이 서류를 집어던질 때 그를 야단치고 원대 복귀 허가 도장을 찍게 해준 군무관도 나를 도와주었다.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많은 이들을 움직이셔서 나를 공군본부로 보내셨다. 은혜와 기적 속에 공군본부로 돌아와 보니, 내가 가고 싶어 했던 본부 병원 수송대 인원이 이미 꽉 차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수송대에서 대기만 하고 있었다. 그때 공군 법무관인 대령을 모시고 사흘간 운전할 일이 생겼다. 원래 운전을 하던 운전병은 그의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장례를 치르러 갔기 때문이었다.

그 법무관은 인품이 참 훌륭했는데 알고 보니 하나님을 신실하게 믿는 분이었고 공군본부 교회의 집사님이었다. 사흘 동안 저녁마다 나를 관사로 데리고 가서 사모님이 하신 밥을 대접해 주셨다. 그러고는 하나님께서 나를 보내 주신 것 같다며 대령 운전병으로 근무하면 참 좋겠다고 하셨다. 그분의 호의는 감사했지만 하나님 앞에 서원한 것이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꼭 근무를 해야 한다고 정중히 말씀드렸다. 그리고 도와달라는 부탁까지 했다. 법무관은 내가 품은 전도의 마음을 보시고 도와주겠다며 흔쾌히 약속하셨다. 그래서 나는 마음을 졸이며 발령을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송대 감독관실에서 나를 찾았다. ‘전에는 국방부로 가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항의원으로 가는구나’ 하며 신나서 감독관실 문을 여는데, 어디선가 주먹이 날아와 얼굴을 후려쳤다. “이 자식이! 졸병 주제에 어디 벌써부터 청탁을 하고 난리야. 한 번만 더 그러면 죽을 줄 알아!”

실컷 얻어맞고 나니 눈물이 쏟아졌다. 그때 교회로 달려가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울면서 기도하고, 피아노 치며 찬양하고, 또 엎드려 기도하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하루 종일 교회에서 시간을 보냈다.

저녁 시간이 되어 터벅터벅 식당으로 걸어가는데, 나를 발견한 고참들이 한걸음에 달려왔다.

“도대체 어디 있었던 거야? 너 찾는 방송이 수백 번도 넘게 나왔는데 못 들었어?” “빨리 백사한테 가봐.” 

이건 또 무슨 일인가 싶어서 부리나케 수송대 감독관실로 달려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백사가 내게 소원대로 항의원 수송대로 발령이 났으니 가라고 했다. 영문을 알 수 없는 발령이었다.

이은태 목사

 뉴질랜드 선교센터 이사장

 Auckland International Church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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