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음악교실] 통 538장, 예루살렘 금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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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을 알면 교회사가 보인다 ⑨ 

중세교회 개혁운동 일으킨 클뤼니 수도원 

클뤼니의 버나드(Bernard of Cluny, 12C)는 프랑스 베네딕도회 수도사로, 시인이며 풍자 작가이다. 그에 대한 출생 연도나 가문이나 거처에 대한 정보는 정확하지 않다. 

처음에는 생트 소뵈르 디니앙(St. Sauveur d’Aniane)의 수사로 서임을 받고 클뤼니 수도원에 들어가 베드로 수도원장(Peter the Venerable, 1122-56) 시대에도 사역했다. 

당시 클뤼니 수도원은 부와 명성의 정점에 있었다. 프랑스의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운 교회 건축물, 정교한 예배 의식은 어떤 수도원도 도달하지 못한 위치와 영향력을 부여했다. 그러나 훌륭하고 사치스러운 환경 속에서도 클뤼니의 버나드는 그 시대의 악덕과 어리석음을 날카롭게 꾸짖는 풍자시 ‘세상에 대한 경멸’(De Contemptu Mundi)을 지었다. 무려 3천 행이나 되는 이 시는 교회의 타락과 부도덕성에 대해 신랄하게 풍자하며 사제, 수녀, 주교, 수도사를 가리지 않고 로마 가톨릭교회까지 무자비하게 난타했다. 

예컨대 천국과 지옥에 대한 정교한 묘사는 이후 단테의 어법으로도 나타난다. 타지 않는 불구덩이, 얼어붙는 불, 벌레 삼키기, 불같이 뜨거운 홍수, 그리고 다시 황금으로 아름답고 영광스러운 낙원과 천국의 찬란함 등 천국과 지옥이 번갈아 가며 등장한다. 섹스와 술, 돈, 학문, 위증, 점술 등의 사악함과 교황과 임원, 교회 법인, 특사, 성직 매매 등 성직자의 모든 비리 등을 무차별하게 비판한다.

그의 시는 첫 권에서 교회에 대한 세상의 비웃음을, 두 권은 죄에 대한 심판과 죄에서 돌이키게 하는 회개의 목적이다.

클뤼니의 버나드가 이끄는 클뤼니 수도원은 수도원 개혁운동의 중심지가 되었다.

이 시는 플라치우스(Matthias Flacius Illvricus)가 ‘교회의 부패한 상태에 관한 다양한 시’(Varia poemata de corrupto ecclesiae statu, 1557) 중 하나로 출판되었고, 17세기와 18세기에 개신교도들이 재 인쇄했다. 

통일 찬송가 538장 “예루살렘 금성아”(“Urbs Syon aurea, patria lactea, cive decora”)는 장시 ‘세상에 대한 경멸’ 제3부에서 가져온 것으로 천국에 대한 영광스러운 묘사이다. 닐(John Neale)이 번역했다(“Jerusalem the Golden”). 

김명엽 장로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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