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코니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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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환자 152명이 모여 사는 치매 마을이 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운영하는 ‘호그벡(Hogeweyk)’입니다. 축구장 3개 크기만한 지형 안에 23개의 마을이 있고 이 안에 가옥들과 각종 편의 시설들이 있습니다. 간병인 1~2명이 치매 환자 6~7명과 함께 한집에 살고 있으며 이외에도 의사, 간호사, 자원봉사자 250명이 마을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하얀 가운 대신 일상복을 입은 채 치매 환자들과 친숙하게 지냅니다. 이곳은 네덜란드의 평범한 마을과 별 차이가 없으며 입소자를 절대로 환자라 부르지 않습니다. 설립자인 이본느 반 아메롱엔은 중증 치매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평생 살던 곳과 최대한 흡사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 말하며 ‘회상요법’을 적용했습니다. 그는 모든 시설을 환자들이 살던 환경과 비슷하게 만들어 젊은 날의 기억을 되살리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들의 이런 노력으로 입소 전후 환자들이 복용하는 약의 개수가 줄었다고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반면, 일반 요양시설에 들어간 치매 환자의 경우 격리 상황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 공포, 우울증 등으로 증세가 악화했다고 합니다. 사람이 자신의 과거를 기억할 수 있다는 건 큰 축복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과거와 함께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는데 여호수아가 그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나이가 많아 죽음을 기다리며 지나온 자신의 과거를 회상합니다. 여호수아가 기억한 것은 무엇입니까? 과거 자신과 이스라엘 백성들을 인도하신 하나님입니다. 우리가 다 잊어도 꼭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입니다. 여호수아가 인생 말미에 자기뿐 아니라 백성들에게 기억시키고 싶었던 것은 바로 하나님입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여호와를 경외하며 온전함과 진실함으로 그를 섬기라…여호와만 섬기라”(수24:14) 진정한 섬김의 사람은 하나님만을 기억하는 자입니다.

하나님만을 경외하며 잊지 않고 기억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라는 질문을 통해 제자들이 고백하도록 하셨습니다. 그것도 황제를 위해 건설한 화려한 도시이자 우상으로 가득한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말입니다. 이곳은 권력과 유혹이 가득한 도시입니다. 고백은 자신이 누구이며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알게 합니다. 고백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을 기억하도록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는 지인 중에 자기 사위도 못 알아보고 “아저씨 누구세요?”라고 말할 정도로 치매가 심한 분이 계십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찬양할 땐 찬양 가사를 정확하게 기억하십니다. 주님을 나의 그리스도로 고백한 자의 모습입니다. 주님은 우리가 어떤 형편과 여건 속에서도 하나님만 기억하고 고백하기를 원하십니다.

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위임목사•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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