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도의 문학산책] 타고르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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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게 바치는 노래

타고르는 명문 브라만 계급의 사상가인 데반드르 타골의 13자녀중 막내로 태어난 탁월한 재능을 갖춘 천재였다. 노벨 문학상으로 시성(詩聖)이라는 호칭을 받았다. 그는 문학의 여러 장르를 겸한 문필가였으며 화가, 작곡가 철학자 및 인도의 민족종교인 힌두교를 믿는 신자이기도 했다.  그의 ‘말을 위한 기도’는 널리 읽히는 시편이다.

말을 위한 기도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 없이 뿌려놓은 말의 씨들이/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더러는 다른 이의 가슴 속에서 좋은 열매를 또는/언짢은 열매를 맺게 했을 언어의 난무/하나의 말을 잘 탄생시키기 위하여/먼저 침묵하는 지혜를 깨우치게 하소서/헤프지 않으면서 풍부하고 경박하지 않으면서 유쾌하고/과장되지 않으면서 품위 있는 한마디의 말을 위해/

때로는 진통을 겪는 어둠의 순간을 이겨내게 하소서/참으로 아름다운 언어의 집을 짓기 위하여 언제나/기도하는 마음으로, 도를 닦는 마음으로 말을 하게 하소서/

언제나 진실되고 언제나 때에 맞고/언제나 책임있는 말을 갈고 닦게 하소서/좀 더 겸손하고 좀 더 분별있는 사랑을 하게 하소서/나날이 깨어 있는 마음, 새로운 마음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내 언어의 집을 짓게 하소서.

기탄잘리(Gitanjali)는 종교시에 속한다. 그는 힌두교 신봉자로서 자기 신에게 바치는 헌사로 쓴 시가 바로 기탄잘리이다.

기도-1

당신은 나를 영원하게 하셨으니, 그것이 당신의 기쁨입니다. 이 연약한 배를 당신은 끊임없이 비우시고 신선한 생명으로 영원히 채우고 있습니다.//이 가냘픈 갈대의 피리를 당신은 언덕과 골짜기 너머로 지니고 다니셨으며, 이 피리로 영원히 새로운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당신의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손길에 나의 작은 가슴은 즐거움에 젖어 들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소리를 외칩니다.//그칠 줄 모르는 당신의 선물을, 나는 이처럼 작은 두 손으로 받아들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은 지나가도 당신은 여전히 채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채울 수 있는 자리는 나에게 남아 있습니다.

기도-2

당신이 나에게 노래를 부르라고 명령하실 때, 나의 가슴은 자랑스러움으로 인하여 터질 것만 같았습니다. 나는 당신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립니다. 나의 생명 속에 깃들여 있는 거칠고 어긋난 모든 것들이 한 줄기의 아름다운 화음으로 녹아들고 있습니다. 나의 찬미는 바다를 날아가는 새처럼 즐겁게 날개를 펼칩니다.//나는 당신이 나의 노래를 듣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나는 오직 노래를 부르는 사람으로 당신 앞에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활짝 펼친 내 노래의 날개 끝으로 나는 감히 닿을 수 없는 당신의 발을 어루만집니다.//노래를 부르는 즐거움에 젖어서, 나는 자아를 잊어버리고 나의 주인 당신을 친구라고 부릅니다.//마침내 어둠이 사라지고 아침이 밝아 오면, 당신의 목소리는 하늘을 흘러가는 황금의 강물 위로 쏟아져 내립니다.

박이도 장로

<현대교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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