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의 본질이 무엇인가? 하나님께 드리는 것인가, 인간의 감정을 만족시키는 것인가? 오늘날 교회에서 찬양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예배 중에 사람들은 찬양을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마음을 열며, 신앙의 깊이를 더하려 한다. 그러나 한국교회 예배 찬양이 하나님을 향한 경배보다는, 인간의 감정을 자극하고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찬양이 본래의 목적을 잃고, 공연처럼 변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찬양이 인간의 감정적 만족을 위한 것으로 전락하면, 하나님보다 사람의 취향과 감정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찬양은 더 이상 그 목적을 하나님께 두지 않고, 사람들의 박수와 눈물을 끌어내는 일종의 공연이 되어 버린다.
찬양팀은 성도들의 반응을 살피기 전에, 하나님을 향한 진실한 고백으로서의 찬양의 자세를 추슬러야 한다. 찬양은 은혜받으려고 부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은혜받은 자가 드리는 신앙고백이어야 한다. 은혜받은 체험이 없고 신앙고백이 바로 서지 못한 자가 마이크를 잡고 찬양을 주도해서는 안 된다. 찬양은 각본에 의해 기획된 노래가 아니라 믿음의 고백으로 터져 나오는 영적 기도가 되어야 한다. 연습을 통해 훈련된 표정이나 손짓이 아니라 말씀에 감전된 성령 충만의 모습이 나타나야 한다.
한국교회 찬양 리더들은 왜 매주일 한결같이 똑같은 지시를 하며 찬양을 인도할까? “일어나라, 앉아라, 믿음의 손을 들어라, 박수를 쳐라.” 도대체 무엇을 위한 멘트인가? 세상의 공연도 이렇게 하지 않는다. 일어날 사람은 시키지 않아도 일어나고, 손을 들고 싶은 사람은 자기가 알아서 손을 든다. 그냥 찬양만 인도하라! 그 찬양이 진정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와 권능과 응답을 동반한다면, 교인 중에서 일어나고 싶은 사람은 일어날 것이고, 손을 들고 싶은 사람은 스스로 손을 들 것이다. 따라 부를 수도 없는 복잡한 리듬에 악보도 없이 가사만 화면에 비치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은혜 없는 CCM 류의 노래를 듣고 있는 것도 고역인데, “일어나라! 손을 들어라! 박수를 쳐라!” 등의 주문이 오면 그냥 자리를 뜨고 싶은 심정이 생길 것이다. 마이크 끄고 악기 소리 죽이고 지금과 같은 CCM 류의 노래를 불러보자고 하면, 교인 중의 몇 명이나 따라 할 수 있을까? 공감이 없는 찬양 시간 때문에 교인들은 괴롭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한국찬송가개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