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산책] “충격! 유럽교회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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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없는 유럽의 풍경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유럽에서 500년이 안 된 교회는 오래되었다고 치지도 않습니다. 이런 전통이 넘치는 교회들이 수십, 수백 개씩 들어서 있어 유럽의 도시들을 더욱 고풍(古風)스럽게 만듭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유럽의 이 교회들은 점차 해결하기 어려운 무거운 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이런 문제가 생긴 건 신자(信者)의 숫자가 대폭 줄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분석한 미국의 대표적인 전국지(全國紙) 《USA TODAY》는 유럽에서 교회가 죽어가고 있다며 더 이상 유럽을 ‘기독교국가’라고 말하기 어려워졌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선 워낙 오래된 교회가 많다보니 웬만해선 보호대상인 ‘유적지(遺蹟地)’로 지정되지도 못합니다. 많은 교회가 전적으로 교인들의 헌금에 매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교회의 예배 참석자가 고작 노인들 30~40명뿐인 교회가 수두룩합니다.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賣物)로 올라온 교회가 많습니다. “성스러운 교회를 거주지로 개조하면 ‘천국’을 맛볼 수 있다”라고 교회매입을 부추기는 달콤한 광고도 적지 않습니다. 많은 교회는 서점, 카페, 레스토랑, 아파트, 호텔, 유치원 등 편리한 용도로 사용되지만 때로는 매우 ‘불경스런 장소’로 쓰이기도 합니다. 신성시(神聖視)되던 교회가 하루아침에 ‘나이트클럽’이나 ‘스트립 바’로 변신하기도 하죠. 유럽의 많은 교회가 ‘매우 다급한 처지’라는 뜻입니다. 

영국의 성공회교회는 총 1만6천 개 정도가 됩니다. 영국 성공회는 지금 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교회 1/4 이상은 주일예배 참여자가 평균 20명도 안 됩니다. 오죽하면 지금 영국은 미국 남부의 침례교단으로부터 선교 대상국가로 지정되어 있겠습니까? 한때 세계 선교의 중심지였던 영국의 위상을 생각하면 정말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게 됩니다. 

프랑스엔 1만5천 개의 오래된 교회가 있습니다. 주일 미사에 참여하는 프랑스 가톨릭 신자들은 10명 중, 1명뿐입니다. 독일의 경우도 지난 20년간 가톨릭 성당은 500개 이상이 문을 닫았고 이중 1/3은 그냥 문을 걸어 잠가버렸으며 나머지 2/3는 미술관, 카페, 술집을 운영하는 업체에 팔았습니다. 2만 개 이상의 교회가 있는 이탈리아에선 적어도 1천 개가 아무도 쓰지 않아 폐허상태입니다. 로마의 한 중세 성당은 그나마 주인을 새로 맞았는데 《신성하면서 불경스런》이란 얄궂은 이름의 ‘레스토랑’이 들어섰습니다. 체코의 프라하에 있는 800년 된 《성미카엘 성당》은 ‘스트립쇼’ 업체에 팔려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네덜란드에선 지난 10년간 가톨릭교회 1천600개 중, 2/3가 문을 닫았고 개신교 교회도 약 700개가 철거나 매각 직전입니다. 1950년대만 해도 신자의 90%가 예배에 참석했지만 지금은 5%도 되지 않으니 교회 재정을 지탱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교회는 남아도는데 미사나 예배를 인도(引導)할 성직자가 부족한 것도 유럽 교회가 안고 있는 고민입니다. 사제(司祭) 지망생이 더 빠른 속도로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에선 “교회는 사제가 있는 곳에만 존재한다.”는 교회법을 벗어나 점차 평신도에게 미사의 집전(執典)을 맡기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오랜 세월 지켜오던 기독교의 가치관이 퇴보하면서 주일날이면 온 가족이 교회로 향하던 유럽의 전통적인 가족체계가 무너지고 있으며 젊은 층의 이탈은 더욱 심각합니다. 젊은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교회출석은커녕, 다수가 아예 신의 존재 자체를 믿지 않고 있습니다. 영국의 종교사회학 교수 《스티븐 불리번트(Stephen Bullivant)》씨는 “유럽에서 기독교는 100년 내로 사라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현재의 우리도 한가롭게 다른 나라의 사정만을 걱정할 처지가 아닙니다. 지난 10년 간 한국교회의 교세(敎勢)가 갈수록 크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출산율 저조(低調)에 따른 자연적 인구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하지만 근래에 창궐했던 ‘코로나-19’의 영향이 더욱 쇠퇴를 부채질한 측면이 있습니다. 지난해 장로교단의 합동측은 2년 사이에 26만 명이 감소했고 통합측도 지난 2년간 14만 명이 감소하는 등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각 교단이 목회자와 중직자 중심으로 합심해 어서 속히 교회로 돌아가서 회개하고 목양실천과 성령의 도우심을 간구해야 하겠습니다. 위에서 말한 “유럽의 전통적 교회의 몰락”이 우리에게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님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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