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헬라주의에 맞선 유대교외 기독교

마사다 회당(왼쪽) 인근의 비잔틴 교회(오른쪽)
예루살렘 멸망으로 흩어진 유대인의 회당을 따라서 비잔틴 교회 그리스도인이 함께한 역사는 무엇을 의미할까? 유대인에게 복음을 전하려는 간절한 열망이 초기 교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비록 유대인이나 그리스도인이나 이방인의 지역인 헬라주의 세계에 머무르면서도 구약성경을 공통의 경전으로 받아들였으므로 유대주의를 지키면서 보수적인 신앙을 지킨 것을 확인시켜 준다.
심지어 유대인이 최후의 항쟁을 벌인 마사다 절벽 위의 회당 가까운 곳에 모자이크로 바닥이 장식된 비잔틴 교회가 있다. 이것은 헬라주의의 급속한 확장에 맞서서 유대교와 초기 교회가 보수적인 신앙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쏟은 것을 일깨운다. 예수의 복음을 지키기 위해 순교를 불사하고 이슬람과 맞선 기독교가 마침내 세계사의 한 획을 긋게 된 것이다.
세계의 양대 사상이 둘로, 즉 유대인의 사상 체계인 유대주의와 이방인의 사상 체계인 헬라주의로 구분되는데, 이러한 구분은 이미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와 유대교의 역사가 요세푸스의 역사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먼저 헤로도토스가 기원전 430년경에 헬라어로 기록한 <히스토리아>가 그리스와 페르시아 간의 전쟁을 묘사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가 인류 최초의 역사책이다. 헤로도토스는 이집트, 페르시아, 스키타이, 리디아 등을 물리친 그리스의 승리를 인간의 오만과 권력욕이란 관점에서 어떻게 강력한 제국들이 멸망하게 되었는지 탐구한 역사가이다. 헤로도토스는 나일강을 따라 답사했고 지중해에서 흑해까지 답사했고 유프라테스와 메소포타미아 강을 따라 답사하며 사실에 근거한 역사를 남겼다. 오늘날로 말하면 성지답사를 통해서 역사를 탐구한 모범적인 역사가이다.
헤로도토스가 남긴 유명한 말 가운데 “역사는 되풀이된다. 그러나 인간은 같은 실수를 피하지 못한다.” 혹은 “인간의 본성은 성공하면 오만하여 결국에는 몰락한다.”라는 명언은 그가 단순한 역사가가 아니라, 인간의 역사가 현대인에게 주는 교훈이 많기에 그의 역사책은 인간의 본성을 탐구한 헬라주의 철학서로 탐독할 가치가 크다.
소기천 박사
<장신대 은퇴교수, 한국교회정론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