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음악교실] 69장, 온 천하 만물 우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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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을 알면 교회사가 보인다 ⑩ 

주님 말씀 따라 사도의 길 걸은 성 프란시스

아시시의 성 프란시스(St. Francis of Assisi, 1182-1226)는 이탈리아의 수사로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호화로운 생활 방식을 버리고 청빈, 금욕, 봉사, 겸손, 단순함을 추구하며 하나님과 인류에 대한 봉사의 생애로 프란체스코 수도회를 설립했다. 그는 낡은 예배당과 성지를 복원하고 설교하고 찬송(‘laudi spiriti’: 이탈리아 민요를 개작)하며 가난한 사람들과 나병 환자들을 도왔다. 자연과 동물을 사랑하는 것으로 유명한 그는 생태학의 수호성인이다.

사치스럽고 부패한 종교계의 타락에 염증을 느꼈던 당시 많은 이들이 프란시스 주변에 모여들면서 신앙 공동체를 이루었는데, 이를 ‘작은 형제회’라고 불렀다. 이들은 각자 독립적인 조직으로 발전해 1회(신부와 수사), 2회(수녀), 3회(평신도 등)로 아시시의 프란시스의 수도 규칙을 따르는 수도회들로서 프란치스코 수도회로 알려져 있다.   

성 프란시스는 갈색 수도복에 허리띠를 묶은 모습으로 묘사되는데, 이 띠에는 가난, 순결, 순종이라는 프란치스코회의 서약을 상징하는 세 개의 매듭이 있다.

성 프란시스의 ‘평화의 사도’ 모습은 무슬림 세계와의 화해를 들 수 있다. 1219년 5월, 제5차 십자군 전쟁 당시 프란시스는 무슬림에게 선교할 목적으로 십자군의 배를 탔다. 십자군의 담당 사목자였던 추기경과 함께 병영을 떠나 목숨을 걸고 무슬림 진영으로 향한 것. 그들은 체포되어 온갖 곤욕을 당한 후 말리크­알­카밀 술탄 앞에 끌려갔으나 술탄은 프란시스의 순수하고 참된 마음으로 기도하는 모습과, 평화를 설교하며 사심 없는 사랑에 감복해, 한 달 동안 매일 만났다. 술탄은 프란시스와 의형제를 맺고 프란시스에게 무슬림의 점령하에 있는 성지를 방문하고 설교할 수 있는 여행 허가서도 내주었으며 아름답게 조각된 상아 나팔을 선물로 주었다. 기록에 의하면 술탄은 비밀리에 개종하거나 세례를 받았다고 한다.

성 프란시스가 지은 찬송 시는 우리 찬송가 69장 “온 천하 만물 우러러”(“Altissimu, omnipotente bon Signore”)가 실려 있다. 성 프란시스가 1225년에 시편 148편을 바탕으로 이탈리아의 움브리아(Umbria) 방언으로 지은 ‘태양 송가’(‘Laudes Creaturarum’) 중 일부이다. 

유명한 ‘평화의 기도’는 그의 저작에는 남아있지 않지만, 구전으로 전해진다. 

김명엽 장로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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