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을 앓고 있지만 뛰어난 첼로 연주 실력으로 세계적인 첼리스트를 꿈꾸는 천재음악소녀가 있다. SBS ‘세상에 이런 일이’에도 출연했던 이정현 학생이다. 그는 18개월이 되었을 때 음정이 정확한 콧노래를 불렀으며, 6세 때 피아노 레슨을 받지 않았는데 애국가를 연주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는 한꺼번에 누른 피아노 건반 7개의 음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냈다. 이정현 학생이 음악을 시작하게 된 것은 치료목적이 컸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치료하려는 목적이었지만 악기에 대한 천부적인 소질과 누구보다 뛰어난 청음 능력이 있었다. 이러한 능력을 통해 장애를 넘어서 희망을 연주하는 세계적인 첼리스트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음을 잘 들으면 ‘청음’이 발달했다고 말한다. 이처럼 소리를 잘 듣는 사람이 있다. 영어에서는 ‘듣다’를 ‘Hearing’과 ‘Listening’으로 구분한다. 한문에도 ‘문(聞)’과 ‘청(聽)’으로 구분한다. 전자는 대문 틈에 귀를 대는 모습의 글자로, 무엇이든지 들리는 대로 그냥 듣는 것이다. 후자는 귀를 왕처럼 중요시하며 시선을 집중해 마음을 하나로 모아 듣는 것을 뜻한다. 귀를 기울여 듣되 필요한 것만 골라서 마음으로 듣는다는 것이다. 에덴동산에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의 말씀을 어떻게 들었는가?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문’으로 들었다. 그러나 다윗은 나단 선지자의 책망을 ‘청’으로 들었다. 삭개오도 예수님의 말씀을 ‘청’으로 들었다.
마가복음 2:1-12 말씀에 예수님께서 중풍병자를 고치시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다. 이 말씀에 예수의 소문을 청(마음)으로 듣는 자들이 있었다. 이들은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중풍병자를 예수에게로 데리고 갔다. 그러나 그들 앞에는 큰 장애물이 있었다. 이것은 예수에게로 나아가는 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장애물 앞에서 물러서지 않고 굳은 의지로 지붕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지붕을 뜯었다. 지붕을 뜯으면 흙이 쏟아져 내릴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결단할 수 있었던 것은 예수님의 말씀을 ‘청’으로 듣고 마음에 새겼기 때문이다. 말씀을 말씀으로 들었기에 이들은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고 전진할 수 있었다. 예수님은 이것을 보시고 ‘믿음’이라고 칭찬하신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 마가복음 5장에도 나온다. 12년 동안 혈루증으로 많은 재산을 허비했던 여인이다. 당시 혈루증에 걸린 사람은 타인의 몸에 손을 댈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여인은 예수님에게 나와서 그분의 옷에 손을 대었다. 그때 예수님은 이 여인의 믿음을 칭찬하면서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선언하신다. 12년을 혈루증으로 앓고 있던 여인은 누군가로부터 예수님의 소문을 들었다. ‘그는 어떤 병이라도 치료하실 수 있는 분이다’란 소리를 지나가는 소리로 듣지 않고 마음으로 집중해 들었다. 그러자 그 여인은 앞에 놓여 있던 어떤 장애물도 극복하고 예수님이 계신 곳까지 담대히 나아갈 수 있었다. 이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영적인 깨달음은 무엇인가? 말씀을 마음으로 듣고 믿을 때 인생의 장애물은 극복된다는 것이다. 여러분은 지금 무엇을 어떻게 듣고 있는가?
황순환 목사
<서원경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