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헬라주의 · 유대주의에 맞선 아레오바고 설교
헤로도토스와는 달리 요세푸스가 주후 75년경에 기록한 <유대전쟁사>와 95년경에 기록한 <유대고대사>는 헬라주의의 마지막 제국인 로마에 대항한 유대인의 처절한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요세푸스는 마카베오 형제들의 반란으로부터 시작된 하스몬 왕조로부터 마사다의 최후 항쟁으로 막을 내린 로마와 유대인의 전쟁을 탐구한 역사가이다.
요세푸스는 네로 황제에 의해 반로마 폭동을 주도한 인물로 로마에 압송되었지만, 네로의 부인 덕에 풀려나서 갈릴리로 돌아와서 베스파니우스의 군대를 막는 사령관이었지만 갈리리 호수가 유대인의 피로 물드는 대패배의 비극을 경험한다. 그때 홀로 살아남은 요세푸스가 남긴 말 가운데 베스파니우스를 향한 “당신은 로마 황제가 될 것이다”라는 명언은 후세 유대인들이 그를 매국노와 배신자로 부르게 한다. 그의 책들은 구약성경을 비롯해 복음서까지 알고 유대주의를 집대성한 책들로 성경 다음으로 중요하다. 특히 요세푸스가 쓴 <아피온 반박문>은 왜곡된 유대주의를 바로 잡으려는 의도에서 기록된 것으로 유대주의가 헬라주의보다 사상적으로 위대하다고 칭송한다.
그리스의 중심은 어디일까? 지구의 배꼽이라 불리는 테베라고도 하지만, 이런 것은 세계 어디나 그 중심이 된다. 세계선교 차원에서 아덴은 승리의 여신 아테네를 숭배하던 파르테논 신전이 있던 곳이고, 이것을 아레오바고 언덕에서 올려다본 사도바울이 ‘알지 못하는 신’까지 숭배하는 헬라 사람들에게 예수의 복음을 선포한 곳(행 17장)이기에 기독교의 관점에서 그리스의 중심은 아레스 언덕이다. 이런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사도행전에서 아레오바고 설교는 바울이 행한 설교의 중심에 있다.
아레오바고 설교는 새로운 사상과 철학을 찾는 헬라 사람들이 보지도 듣지도 못한 예수의 복음을 선포한 것이다. 헬라 사상에서 모든 철학자가 영혼 불멸 이론을 토대로 인간 육체의 연약함을 숨겨왔지만,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의 부활을 통해 인간 영혼의 실체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헬라 사람들이 처음 듣는 설교에 매료된 것이다. 파르테논 신전이 만신전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다신론적인 배경에서 헬라 사람들이 많은 신을 섬기면서도 참된 진리를 깨닫지 못한 한계를 보여준다.
소기천 박사
<장신대 은퇴교수, 한국교회정론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