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여는 시의 향기] 더 낮은 곳으로 오시는 주님 (마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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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커덩거리는 길에서

외딴 사람들은 저마다

울음을 삼키며 고난을 걷느라

가슴을 도려내는 앓음을 앓는데

외인같은 행인들은 헤롯을 닮아

그 외딴 이를 밟고 일어서서

아랑곳 하지 않고 도토리 키재기로 

비교를 한다.

고난을 만드는

사람들의 목구멍에서는

굴절된 말로

케케묵은 폐수 냄새를 진동시키며

중심을 잃은 강물로 출렁인다.

그 강물따라

사람들은 흐르는 대열에 물이 되어

더 흙탕물인데

더 낮은 곳으로 겨우 물방울 하나 비비고 나갈

새로이 틈을 만드는 그 햇살로 비취며

주님은 말없이 가출인을 찾아 은총을 보이신다.

하얀 눈 위를 밟고 오시며

온유하고 정겨운 조용한 음성으로 

저마다 높아지려고 애쓰는 몸부림을 보며

더 낮은 데로 더 낮은 사람들 곁으로

밝은 햇살로 여기 외딴 우리를 찾아 오신다.

이제는

해는 서산으로 기울고

폐수는 죄가 되어 강이 되건만

밝게 만드는 맑은 물로 바꾸느라

높은 곳에서

이 낮은 땅 곳곳에

은총, 은총을 내리신다.

물방울 하나 하나가 모여

이곳 어둠의 바다를 씻어내는

사랑의 맑은 강물이어라.

<시작(詩作) 노트>

주님의 고난을 음미하는 사순절이다. 우리 모두는 신앙으로 고백하고 증거해야 할 것은 주님께서 왜 고난의 십자가를 지셨는가? 우리 스스로에게 묻고 고백하는 다짐이 있어야 한다. 폐수의 강처럼 더럽고 냄새나는 우리의 죄를 씻기 위해 우리 주님은 이 땅에 오시는 것이다. 그래서 마태복음 11장 28절부터 29절에선 이렇게 말씀하신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라.” 사순절 기간 우리는 진심으로 주님을 따르는 제자의 길을 걸어야 한다. 경건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절제하는 생활이 요구된다. 높고 높은 곳에서 낮고 낮은 이 땅으로 육신의 몸을 입으시고 성육신하신 주님과 함께 의미 있는 사순절을 보내야 한다.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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