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을 통한 삶과 믿음 이야기] 남창현 장로 동시 「동의나물」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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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예뻐도

조심해

 

잎이 윤이 나도 

조심해

  

나물 이름이 붙었어도 

조심해 

난 독이 있어 

독 나물 

  

이름과 겉모양으로는 

속을 몰라

이 동시는 풍자성이 아주 높다. ‘사회 인심(人心)’ 혹은 ‘시대상’이나 ‘어느 특정인의 거짓된 모습’을 꼬집으면서 조심하라는 뜻이다. 이 시는 참으로 익살스러운 표현으로 효과를 극대화 시킨 동시(童詩)라고 하겠다. 

이 시는 불과 51자로 이루어진 짧은 동시다. 그런데 이 시가 담고 있는 의미는 매우 넓다. 단 초등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썼을 뿐이다. 이 시는 동심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깊은 감명을 준다. 

특히 「동의나물」은 우리나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산지(山地) 어디서나 습기 많은 곳이면 잘 자라는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그런데 요즘 혼란한 사회 심리를 아주 적절하게 작품화시켜 아동들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생각을 자아내게 하는 이 동시야말로 남창현 시인의 재치가 돋보인다. 이 시를 쓰게 된 동기가 과연 무엇인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시의 핵심어는 ‘조심해’이다. 조심해란 시어를 세 번이나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 의도는 분명하다. ‘꽃이 예뻐도’ ‘이 윤기가 나도’ ‘나물이란 이름이 붙어도’란 의미는 겉모습을 말하는 것이다. 아무리 외면으로 그럴 듯하게 보이거나 우리의 관심을 깊이 자극하고 이끈다 해도 우리는 극히 조심하라는 것이다. 겉모습과는 완전히 달라서 속에는 우리의 생명을 죽이는 독소가 들어 있다는 뜻이다. 

그 하나의 예로 이단들의 달콤한 감언이설에 속지 말라는 것이다. 만일 속아 넘어지면 영적인 생명이 죽는다는 의미다. 이 시의 결론부분인 마지막 연을 다시 한 번 음미해 보자. 이름과 겉모습으로는 속을 몰라요. 얼마나 의미 깊은 이야기인가. 오늘의 현실 어디에 비유해도 해당되지 아니한 것이 없다. 

동시는 시적 효과는 물론 깊은 뜻을 담고 있어 독자에 따라 천차만별로 의미가 전달된다.  

정신 분석학자인 프로이트는 “내가 하는 선택은 내가 한 것이 아니요, 내 무의식이 만들어낸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눈에 비친 만상은 인간의 무의식에 의해서 좌우되는 허약한 존재였다. 마음이 작용되는 네 가지 중요한 요소는 정신분석 용어인 이드(id)인 ‘본능 욕구와 초자아적인 양심과 도덕, 이상인 자아(自我)인 나, 그리고 현실인 상황, 조건이다. 

인간은 늘 이런 구조 속에서 자신만의 해법을 만들어 낸다고 하겠다. 이 시인은 이러한 의미에서 이루어진 일상의 일들이기에 현명한 판단으로 깊이 사고하면서 살아가야겠다는 의미가 가득 담겨 있다고 여겨진다.

하재준 장로

 중동교회 은퇴 

 수필가·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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