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발언대] ‘행운’과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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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過去)’는 해석(解釋)에 따라 바뀐다고 합니다. 과거의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똑같은 사실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미래(未來)’는 결정(決定)에 따라 바뀌게 됩니다. 

아직 오지 않은 다양한 선택지에 따라서 나비효과가 일어나듯 나의 미래도 점점 다르게 흘러갑니다. ‘현재(現在)’는 지금 행동하기에 따라 바뀝니다. 가장 쉽고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바꾸지 않기로 고집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인생(人生)’의 방황은 목표를 잃었기 때문이 아니라 기준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진정한 목적은 무한한 성장이 아니라 끝없는 ‘성숙(成熟)’입니다. 국어사전에 ‘성숙’이란 ‘생물의 발육이 완전히 이루어짐, 몸과 마음이 자라서 어른스럽게 됨, 경험이나 습관을 쌓아 익숙해짐’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몸의 발육만이 아니라 마음과 영혼까지 무르익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프지 않고 80년 산다면, 26년은 잠자고, 21년은 일하고, 9년은 먹고 마시고, 화내는 데 5년, 기다림에 3년을 소비합니다. 웃는 시간은 겨우 20일 정도라고 합니다. 기쁨의 시간이 곧 웃는 시간이라고 본다면, 팔십 평생에 겨우 20일 정도만 기뻐하는 건, 삶이 너무 팍팍할 것 같습니다. 화내는 시간을 반쯤 뚝 잘라 웃을 수 있다면, 삶이 얼마나 좋을까요.

네잎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입니다. 어린아이가 네잎클로버를 찾겠다고 클로버 군락에 쪼그려 앉아서 손이 푸르게 물들어 가는 것도 모른 채, 이리 찾고 저리 뒤지며 몇 시간을 보낸 뒤 결국 네잎클로버를 찾아내고서야 집에 들어가는 모습을 봅니다. 

행운을 원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숫자 몇 개만 맞추면 되는 로또는 이탈리아어로 ‘행운’을 뜻하는 대표적인 행운 복권입니다. 로또의 연간 판매액은 약 5조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2017년 조사에 따르면 성인남녀 중 1년 동안 복권을 산 경험자는 57.9%로, 최소 두 명 중에 한 명은 복권을 구매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 헤매는 행운을 위해 우리는 주변에 널려 있는 행복을 무심코 지나쳐 버리는 것입니다. 숨어있는 네잎클로버를 찾겠다고 수많은 세잎클로버를 무시합니다. 세잎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입니다.

행복의 군락에서 행운 하나를 찾으려 안간힘을 쓰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먼저 우리 곁에 있는 행복을 먼저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내게 가까이 있는 이 행복이 얼마나 아름답고 예쁜지, 그것에 감사할 줄 알고 더 많이 웃으며 행복을 누리는 예수님의 자녀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박기용 장로

<서울동노회 장로회장, 동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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