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 바치는 노래

타고르의 자화상
기도-92
더 이상 세상을 볼 수 없는 그날이 올 것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인생은 나의 두 눈에 마지막 장막을 드리우고 침묵 속으로 떠나갈 것입니다/그러나 이전처럼 별은 어두운 밤을 비추고 아침은 또 다시 떠오를 것입니다. 시간은 바다의 물결처럼 일어나서 쾌락과 고통을 던져 놓습니다./나의 마지막 시간을 생각할 때, 시간의 빗장은 부서지고 나는 죽음의 빛을 통해 홀대받는 가득찬 세상을 바라보게 됩니다. 거기에는 가장 비천한 자리도 없고 저속한 삶도 없습니다./내가 헛되이 갈망했던 것들과는 손에 넣은 모든 것들을 버리게 하십시오. 내가 이전에 하찮게 여기고 지나쳐 버렸던 것들을, 진정으로 소유하게 하십시오.
기도-93
나는 떠나갑니다. 작별의 인사를 하십시오, 나의 형제들이여! 당신은 모두에게 허리를 굽혀서 인사를 하고 나는 떠나갑니다. 여기 내 집의 열쇠를 남겨둡니다. 그리고 내 집에 대한 모두를 포기합니다. 당신의 친절한 마지막 인사만을 원할 뿐입니다. /우리는 오랜 이웃이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것 보다 더욱 많은 것을 받았습니다. 이제 날은 저물고 나의 어두운 구석을 밝히던 등불도 꺼졌습니다. 나를 부르는 이가 도착했으니, 나는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해야 하겠습니다.
기도-103
나는 일심으로 마음을 모아서 당신에게 귀의 합니다. 신이여, 나의 모든 감각을 펼친 다음 당신의 발아래 엎드려서 이 세상에 닿도록 하십시오./아직 모두 쏟아지지 않은 소나기를 머금고 낮게 드리워져 있는 칠월의 비구름처럼, 마음을 모아서 당신에게 귀의합니다. 당신의 문전에 나의 모든 것을 바치도록 하십시오./나의 마음을 모아 당신에게 귀의합니다. 나의 모든 노래의 다양한 선물도 하나의 흐름으로 모아서 침묵의 바다로 흐르게 하십시오./밤이나 낮에도 고향이 그리워서 산 속의 오래된 둥지로 날아가는 학의 무리처럼, 마음을 모아서 당신에게 귀의합니다. 나의 생명을 바쳐서 영원한 고향으로 떠나도록 하십시오.
<기탄잘리>의 제 1번부터 최종회인 103번까지 중에서, 첫 부분과 끝부분을 옮겨 놓았다. 편집상 행 구분, 연 구분이 더러 생략되었고 번역자도 모두 나열하기가 어려워 생략했다.
박이도 장로
<현대교회•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