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축시대 세상 읽기] 내일의 눈으로, 140년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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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5년 4월 5일 부활주일 오후 3시에 미국의 복음선교사 일행이 제물포에 상륙했다. 한국교회는 이때를 선교 140년의 기점으로 본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나부터포럼’도 선교 140주년에 초점을 맞추어 제3회 포럼을 개최했다. 주제는 ‘내일의 눈으로 140년을 보다’이고, 부제는 ‘초기 선교 정신과 한국교회의 미래’이다.

한민족에게 140년은 어떤 세월이었을까. 1885년 이후 한민족은 조선왕조, 대한제국, 일본제국, 대한민국 임시정부, 미국과 소련의 군정,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등 일고여덟 개 국가를 거치며, 왕정, 제정, 식민통치, 군정통치, 공산독재, 군부독재의 험산준령을 넘었다.

1894년 청일전쟁으로 시작해서 러일전쟁, 의병전쟁, 독립전쟁,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한국전쟁 등 여덟 차례 국제전쟁의 참화도 겪었다. 만주 연해주 일본을 향한 이주로 시작해서 하와이 멕시코 미국 등 전 세계로 이민을 떠나서 재외동포가 750만 명을 헤아린다.

남북 분단으로 인한 이산, 산업화로 인한 이농, 도시화로 인한 생활기반의 변화로 민족의 뿌리가 뽑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세기도 못 되는 시기에 농업혁명, 산업혁명, 정보화혁명의 물결을 넘었다. 한민족이 겪은 140년은 말과 글로 담을 수 없는 험악한 세월이다.

우리 민족은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마지막 장면처럼 민족을 위해서 목숨을 던진 의병의 정신으로 거친 세파를 헤쳐왔다. 그 결과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이 되고, K문화를 구가하게 되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인구 5천만 명 이상 국가 중에서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국가 GDP 순위도 12위를 기록했다.

한편, 1894 갑오농민전쟁, 1919 삼일운동, 1929 광주학생항일운동, 1960 4.19혁명, 1980 5.18민주화운동, 1987 6월민주항쟁 등에서 보듯 자유를 향한 여정을 멈추지 않았다. 이들의 값진 희생으로 대한민국은 민주화된 국가가 되었다.

제3회 나부터포럼에서 발제강의한 네 분 학자들은 선교 140년의 의미를 정리했다. 백정 박성춘이 승동교회 장로가 된 사건이 웅변적으로 증명하듯 한국교회는 신분제도와 남녀차별 철폐로 근대화에 기여했다. 한센병 환자를 위한 애양원에서 보듯 의료와 교육에 헌신했다. 태화 기독교 사회관과 같은 교회 공간은 근대의식을 담는 그릇이 되었다. 윌리엄 맥켄지의 소래교회 사역에서 확인하는 것처럼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자의 본을 보였다. 초기 장로교와 감리교의 선교사들은 하나의 민족교회를 지향해 연합하는 전통을 세웠다.

21세기 한국사회는 ‘수축시대 인구 겨울’을 맞이했다. 한국교회도 선교 140주년을 새로운 시대 이해에 기초해서 살펴야 한다. 2007 한국교회 대부흥 100주년이나 2023 빌리 그래함 전도대회 50주년 등의 행사와 달리 지난 일을 자랑하며 감상에 젖을 여유가 없다.

아펜젤러는 1902년 군산 앞 어청도 부근에서 선박 충돌 사고로 사망했다. 그는 17년의 사역을 통해서 인종주의나 제국주의의 편견을 극복하고 독립협회를 지지하는 친한파의 면모를 보였다. 그는 충돌한 선박에서 한국인 조사와 여학생을 구조하려다가 골든타임을 넘기고 순직했다.

한국교회도 신사참배 결의를 비롯한 지난날의 어리석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성장주의 기복주의를 벗어나서, 세워주시고 키워주신 하나님께 오로지 감사하며 낮은 자리에서 민족을 섬겨야 한다. 민족의 평화통일과 영생의 복을 기원하며 140년을 새롭게 읽어야 한다. 그 길이 초기 선교 정신으로 한국교회의 미래를 여는 길이다.

변창배 목사 

 전 총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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