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삶의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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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이 몹시 어수선하다. 다수당의 패권(覇權))이 정권을 무소불위(無所不爲) 휘두르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요직이 다수당인 야당의 탄핵소추권(彈劾訴追)으로 행정이 마비되었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뽑은 국회의원들이 야당의원 수가 많기 때문이다. 야당이 정부여당을 떡 주무르듯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행정마비라 하겠다.

이와 같이 우리의 삶터가 불안해 이리도 조심 저리도 조심하게 살고 있다. 

그렇다고 백성들 편에서 볼 때는 이득이 달라지는 것은 없다. 공통적으로 돌아가는 몫은 정국의 불안뿐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터전이 소위 민주주의라는 틀 안에서 이처럼 혼란(混亂)에 빠져 있다.

예부터 인생의 목적은 행위(行爲)이며 사상(思想)이 아니라고 했다. 이 말은 ‘카라일’의 영웅 숭배론에 나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사상은 있고 행위가 없으면 무의미하다는 뜻이다. 오늘 이 땅이 이와 같은 현상이다. 

마치 마르크스의 변증법과 같이 실속 없는 사상이 판도를 휩쓸고 있는 것이다. 

변증법은 마르크스와 그의 친구 엥겔스가 창립한 제국주의 단계에 대해 주창한 사상인데 마르크스 레닌이 쏘비에트 연방을 통합해 이끈 사상이지만 결국은 자본주의 사상에 밀려 실패한 무론주의가 되어 지구에서 떨어져 나가고 만 것이다. 

러시아에 꾸부정하게 서 있던 레닌 상은 오늘날 우리들에게 큰 교훈을 남겼다 하겠다. 예부터 “천리 길도 한 걸음에서(step by step on goes a long way)”라는 말이 있다. 행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말만 천만 번 앞세운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천만 번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미국 속담에 “돈은 시간(Time is money)”이라고 했다. 헛된 시간은 낭비라는 뜻이다. 그리고 “꽃은 열매를 보장한다(flowers are the pledge of fruit)”라고 했으며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모두가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우리나라가 2024년도 1인당 국민연간총소득액이 3만 6천624달러로 일본과 대만을 밀어내고 당당하게 선진국 반열 세계 6위권에 들어섰다고 발표를 했다. 흐뭇한 이야기이다. 엄연하게 말해 “때는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time waits for no man)”라고 했다. 귀중한 말을 실현한 조국의 용기에 감탄할 뿐이다. 우리의 현실을 깨닫게 하는 경종(警鐘)이라고 할 때 각자 가슴에 손을 대고 깊이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우리들은 어려운 역경에서도 자신을 버리고 끊임없이 노력한 사람들이 있어 세계 6강의 반열에 우뚝 섰으니 김일성의 남침으로 폐허가 된 이 땅을 재건한 민족의 혼연(渾然)이 있어 반만년의 역사를 기리는 민족의 대 광녕(光寧)을 천하에 드러냈으니 어찌 자랑이 아니겠는가. 

어느 시대든 정의에 맞서려는 작폐(作弊)는 있었다. 그래서 힘이 들었다. 하지만 애써 대응하는 정의가 있어 한 시대를 면면(綿綿)히 이어왔다. 오늘 우리들도 힘이 들어도 후대에게 남겨줄 민족의 정의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도둑질하는 도둑이나 강도질하는 강도에게 부당한 것을 피력해도 그것은 모두 그들에게도 이유가 있다. 그것이 소위 사회상(社會像)이라는 것이다. 

오늘 이 시대 우리들의 삶터에서 개인의 소망을 성취하기 위해 나라의 백년대계를 생각 못하는 무리들에게는 무엇으로 설명해도 모두가 헛수고일 뿐이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의 삶터를 망쳐서는 결단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예부터 기회를 잃고 한탄을 한다고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고 했다. 

지금 이 땅에 정권에 눈이 어두워 자신을 둘러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필자는 경각심으로 이 말을 던져 만국천하(萬國天下)에 한결같은 마음으로 가려 주노니 언능여차(焉能如此)에 심불재언(心不在焉)이라 어떻게 이럴 수가 있겠는가. 정신이 딴 곳에 팔려 있음을 스스로 반성하고 나라의 미래를 염려하는 맘이 시급한 시대라는 점을 잊지 말길 바란다. 

나를 버리고 이웃과 더불어 미래를 위해 손을 잡는 시대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호병규 장로

<본보 논설위원, 한국문인협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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