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지혜] 칼뱅도 모르는 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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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종교에는 나름의 교리가 있고, 이 교리에 근거한 예배 문화가 형성되어 전통을 이룬다. 그리고 그 교리와 예배 문화는 창시자의 말씀과 사상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창시자의 말씀과 사상을 부지런히 배우고 열심히 실천하는 것이 건강한 신앙을 유지하는 길이다. 

장로교는 기독교의 한 분파이기에 우선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알아야 하며, 이에 더해 장로교의 창시자인 칼뱅의 신학과 사상을 열심히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그러나 한국 장로교는 칼뱅에 대해 가르치지 않기에 교인들은 장로교회의 교리에 무식하고 문화에 대한 정체성이 없다. 그리고 이것이 오늘날 장로교회에서 행해지는 예배와 음악의 무질서를 낳았다. 칼뱅은 종교개혁을 단행하면서 ‘시편가’라는 회중 찬송을 만들었는데, 1543년에 나온 《제네바 시편가》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너무 길므로 요약하고 선별해서 소개한다.

“주께서 교회의 신령한 모임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세 가지를 말씀하셨으니, 곧 말씀에 기초한 설교와 공적이고 엄숙한 기도와 올바른 성례를 행하는 것이다. 공적인 기도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말로 하는 기도이고, 또 하나는 찬송으로 드리는 기도이다. 이것은 교회의 역사적 전통이다.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한 것처럼, 우리는 찬송이 경박해지지 않고 위엄을 갖추도록 주의해야 한다. 음악은 인간을 개조하고 마음에 기쁨을 주는 최고의 수단이며, 이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구원과 유익을 위해 음악을 주셨다. 그러므로 우리가 음악을 훼손하거나 오염시켜서 죄를 짓거나 잘못 사용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음악이 방탕함과 나약함으로 흘러서 무분별한 쾌락에 빠지지 않게 해야 하며, 음악이 음탕함이나 난잡함의 도구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음악은 인간의 품성을 좌우하는 신비한 능력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음악이 해악을 끼치지 않도록 부지런히 살피고 규제해야 한다. 옛 어른들의 말처럼 방탕한 노래는 세상을 타락시키는 사탄적인 독약이다. 사도 바울의 교훈처럼, 모든 악한 말은 선한 행실을 부패시킨다. 그런데 그 말에 멜로디가 붙으면, 더 강력한 힘으로 마음을 뚫고 들어간다. 독소와 부패는 선율을 타고 인간의 마음 깊숙한 곳까지 스며든다.” 

오늘날 한국의 장로교회가 칼뱅의 음악에 대한 교훈과 경고를 알았다면, 예배나 음악을 이렇게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장로교회 예배와 음악은 정체성을 잃고 있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한국찬송가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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