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년 전 복음 전해준 선교 정신과 열정으로”
나부터포럼(대표 류영모 목사)은 지난 3월 18일 새문안교회 새문안홀에서 ‘내일의 눈으로 140년을 보다-초기 선교 정신과 한국교회의 미래’ 라는 주제로 한국교회 선교 140주년 기념 제3회 나부터포럼을 개최했다.
대표 류영모 목사는 “흔히 우리는 위기 시대 본질로 돌아가자는 말을 한다. 이 말은 곧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말일 수 있다. 이에 더해 본질로 돌아가자는 말은 140년 전 복음을 전해준 선교 정신과 열정으로 돌아가자는 말일 수 있다”며, “금년 우리는 두 번째 70년을 맞이하고 있다. 2025년은 물리적 파괴가 아니라 영적 파괴, 교회 신뢰의 파괴, 정신적 파괴, 하나된 국민이 확증 편향으로 쪼개진 사회의 파괴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양극화가 아닌 아령사회가 되었다. 이 역사적인 때에 한국교회가 역사의 중심, 사회의 중심에 서기는커녕 갈등의 중심에 서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갈등의 조정자가 되어야 할 교회가 갈등의 조장자가 되었다”고 했다.
류영모 목사는 “오늘의 사태에 한국교회는 책임이 없지 않다. 이념을 신앙화하고, 정치를 우상화했다. 내 이념에 메시아가 있는 줄 알았고, 상대지도자와 이념을 악마화 했다. 교회가 정당의 대변인이 되었다. 한국교회는 당당한 위엄과 권위를 잃어 버렸다”며, “중차대한 역사적 한 시점에 서서 우리가 반드시 다시 일어나 빛이 되고 희망이 될 내일 한국교회의 눈으로 지나온 140년의 역사를 조명해 보고자 포럼을 마련하게 되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실행위원장 변창배 목사의 사회로 GOOD TV 대표이사 김명전 장로 기도, 대표 류영모 목사 인사, 본 교단 총회장 김영걸 목사와 언더우드 4세 피터 원한석 연대 이사, 박성규 총신대 총장, 김운용 장신대 총장, 권수영 연신원 학장, 새문안교회 이상학 목사가 축사했다.
이어 총신대 허은철 교수는 ‘우리에게 근대는 어떻게 왔을까’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허은철 교수는 “역사를 공부하면서 ‘우리에게 근대는 어떻게 왔을까?’가 늘 고민이었다. 일제가 자신들이 한국을 근대화시켜줬다고 하는데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근대화가 된 것은 분명 맞는데 어떻게 근대화 되었는지 속 시원하게 알지 못했다”며, “4년 동안 한국의 기독교 문화유산 답사를 통해 하나님께서 분명한 해답을 내려 주셨다. 복음이 우리의 삶에 들어오면서 차별의 공간, 버려진 땅, 풍장 터로 쓰였던 대구 청라언덕, 광주 양림산과 같은 죽음의 공간이 병원, 학교, 교회와 같은 생명의 공간으로 변화한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성경번역을 통해 한글이 보급되면서 문맹이 사라지고, 한국이 점차 근대화되었음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허 교수는 “이를 통해 세상에 복음이 필요한 곳에 복음을 전하는 일, 그리고 그것을 돕는 일, 그것은 우리가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며, “은혜를 빚진 자라면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라고 강조했다.
감신대 소요한 교수는 ‘한국교회 공간의 형성과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소요한 교수는 “한국 개신교 선교 140주년을 앞두고, 한국교회 공간에 담긴 기독교인의 삶과 사회를 조명해 신앙의 정체성을 탐구하고자 했다. 교회 공간은 단순한 외형적 차원을 넘어 한국 기독교 신앙과 생활이 녹아 있는 중요한 장소”라며, “한국교회 공간은 시대의 변화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해 왔지만, 그 본질을 다시 생각해야 하는 시기이다. 교회 공간은 하나님을 예배하고, 복음을 전하며, 이웃을 섬기는 공동체 중심이다. 또한, 한국사회의 아픔과 희망을 함께 나누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소통과 연대의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소 교수는 “한국교회는 이러한 공간적 의미를 되새기며,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공동체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신대 한강희 교수는 ‘한국교회의 선교, 본질을 다시 묻다-윌리엄 멕켄지의 성육신적 선교와 유산’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한강희 교수는 “오늘 한국교회 교세가 감소하고 있다. 개신교에 대한 인식도 조사에서 개신교는 최저 신뢰도를 기록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개신교가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이 49%로 압도적으로 많은데 왜 세상은 교회를 신뢰 할 수 없는지가 의문점”이라며, “여기에는 타인의 고통에는 둔감한 채, 선교를 단순히 사업의 일환으로 또 전투적 복음 전도의 수단으로 사용했기에 하나님의 연민 즉 성육신의 마음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하며 교회선교의 성육신성 회복과 공공성 회복, 십자가 정신 회복을 주장했다.
한 교수는 “한국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맥켄지 선교사의 삶을 떠올려 본다”며, “맥켄지의 자기희생을 통한 선교는 종교나 국적을 초월했고, 오히려 자기를 겸허하게 내려놓고 이웃을 섬김으로써 더 굳건한 교회의 반석이 다져졌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신대 박경수 교수는 ‘한국교회 초대 교회연합운동의 유산’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박경수 교수는 “교회의 연합과 일치는 복음전파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민족통일을 향한 한국교회의 역할 고양을 위해서 중요한 과제”라며, “한국교회가 한국사회와 민족을 향해 예언자적 목소리를 발하고자 한다면 교회분열이라는 약점을 극복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이런 점에서 초기 한국 교회일치운동의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아야 한다. 한국에 온 선교사들의 신앙배경이 초교파적이었다는 것이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1903-1907년에 한국에서 일어난 신앙부흥운동도 보다 효율적인 선교를 위해서는 서로간의 연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직시하도록 만들어 주었다”고 했다.
박 교수는 “한 세기 이전 한국교회의 연합운동과 일치를 향한 열망에 오늘 한국교회의 현실을 비춰 볼때 우리는 부끄러운 자화상에 놀라게 된다. 초기 한국교회처럼 복음화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교육, 의료, 언론 등에서 연합할 수 있는지 되짚어 보아야 한다”며, “분명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는 하나이며 또 하나가 되어야 한다. 하나라는 것은 외적인 획일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영적인 일치를 의미한다. 교회는 하나이지만 예배의식, 교회정치, 신학은 얼마든지 다양할 수 있다. 한국의 처음 교회들이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해 장로교 내에서 더 나아가 장로교와 감리교가 함께 연합했던 정신을 되살리는 것은 미래의 한국교회를 위한 귀중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충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