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아내의 하소연이다. 결혼 전에는 그리도 자상하고 다정다감하던 남자가 결혼을 하고 나니 완전히 돌변했다는 것이다. 소개팅으로 만나 사귀게 된 지금의 남편은 어찌나 자상하고 다정하고 쾌활하던지 이 사람이랑 결혼하면 평생 행복하리라 생각했다. 동화 속 공주처럼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를 별로 탐탁히 여기시지 않는 부모님을 설득해서 결혼을 했다.
그런데 결혼 후 남편은 점점 딴 사람이 되어갔다. 결혼 전 그 남자가 아니다. 결혼하면 남자들이 변한다는 말은 많이 들었다. 그러나 내 남편은 절대 안 변하리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그리도 자상하던 남편은 말수도 적다. 배려하는 법도 없다. 자기중심적이다. 가부장적인 태도에 질려 버렸다. 뭐든지 일방통행이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버럭 소리부터 지른다. 그야말로 대화가 안 되는 것이다. 어찌 이렇게 변할 수 있단 말인가?
남자는 대체로 목표 지향적이다. 결혼마저도 이루어 내야 할 인생의 목표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그래서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여자친구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서라면 사랑한다는 말도 잘한다. 자상하게 이것저것 챙겨준다. 하늘의 별도 따다 주겠다고 약속했다. 무슨 말이든 다 들어준다. 잘 참아준다. 기다려 준다.
반면 여자는 관계형성이 너무나 중요하다. 그래서 남자친구의 이런 자상함이 결코 변치 않을 것 같아 결혼을 선택했다. 그러나 남편은 결혼이라는 목표는 이미 다 이루었다. 그러니 또 다른 목표만 보이지 아내와 자식은 보이지 않는다. 결혼 전 했던 약속은 다 헛소리요, 공수표다. 좀 자상하라고 조금 배려해 달라고 내 편이 되어 달라고 하면 이것을 불만 불평으로 듣는다.
“도대체 당신 무슨 불만이 그렇게 많아, 아주 배가 불렀구만. 나가서 돈 벌어봐, 얼마나 힘든지. 내가 얼마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지 알기나 해?” “시끄러워, 잡은 물고기에 미끼 주는 거 봤냐?” “됐어. 알았어. 그만해”하며 아예 들으려 하지도 않는다.
이러다 보니 아내는 남편을 향해 마음을 닫게 되고 집안에는 냉기가 돌게 된다.
뭐든지 일방통행만 하는 남편, 아내를 무시하고 자기중심적인 남편들이여!
아내는 잡힌 물고기가 아니다. 설사 잡혔다고 해도 무심히 내버려 두면 결국 죽어버리고 만다. 마음도 애정도 말라비틀어지게 된다. 물고기는 남편의 자상한 보살핌으로 오랫동안 남편에게 큰 기쁨과 행복을 가져오는 동반자가 될 것이다. 강물에 헤엄치는 많은 물고기들은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내가 잡은 고기만이 내 고기인 것이다.
늘 내 곁에 있어 당연한 것 같아도 내 물고기에게 더 큰 애정과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더 넓은 강을 꿈꾸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남편들이여. 내 어항 속에 있는 물고기에게 더욱 사랑과 손길을 보내시어 아름답고 행복한 동반자가 되어 아름답고 행복한 인생 후반전이 되소서.
두상달 장로
• 국내1호 부부 강사
• 사)가정문화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