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아시아 사람을 비주류라고 생각했던 고정관념을 깨트린 영화가 있습니다. ‘Crazy Rich Asians’ (어마어마한 부자 아시아 사람)란 영화입니다. 미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아시아 사람은 공부 열심히 하고 수학과 무술 잘하는 사람 정도입니다. 이 영화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아시아 사람으로 영어를 잘하는 2세대와 감독과 엑스트라 모두 한국과 중국 사람입니다. 영화가 흥행하자 주목받지 못한 아시아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됐습니다. 영화 한 편으로 비주류의 사람이 주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습니다.
성서에도 비주류의 사람이 나옵니다. 그는 왼손잡이 ‘에훗’입니다. 왼손잡이란 오른손보다 왼손을 익숙하게 잘 쓰는 사람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오른손에 장애가 있다는 뜻입니다. 평소 에훗은 장애로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며 살았지만, 하나님은 그를 들어 사용하십니다. 언제입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이 악을 행하자 하나님은 모압 왕 에글론이 쳐들어오게 하시고 모압의 식민지가 되어 18년간 공물을 바치게 하셨습니다. 백성들이 하나님께 회개하고 부르짖자 하나님은 약자였던 에훗을 사사로 불러 이스라엘을 구원하셨습니다.
에훗 다음 사사 ‘삼갈’도 역시 주목받지 못한 사람입니다. 성경은 삼갈에 대한 소개가 단 한 절뿐입니다. 마치 TV를 볼 때 자막 한 줄을 보는 느낌입니다. 자막은 핵심만 간단히 전하는데 삼갈의 설명이 당혹스럽습니다. ‘아낫의 아들’입니다. 아낫은 가나안의 여신 아스다롯으로 여신의 아들이란 뜻입니다. 삼갈의 가정과 부모가 우상 숭배자이며 그가 하나님을 제대로 섬길 수 없는 환경에서 살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평범한 농부로 살다가 하나님께 부름을 받자 평소 사용하던 약 2m 길이의 소모는 막대기를 들어 철기로 무장한 블레셋 사람 600명을 쳐서 죽였습니다. 한낱 소 모는 막대기가 하나님께 들림을 받자 칼과 창을 물리쳤습니다.
두 사람은 사회에서 비주류였습니다. 그들이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지 않고 온 세상의 중심 되시는 하나님의 부름 안으로 들어가자 비주류의 인생이 주류의 인생으로 바뀌었습니다. 마치 요셉이 감옥에 있을 땐 존재감이 없었지만, 하나님 은혜로 총리가 되어 세상의 중심이 된 것처럼 말입니다. 그분 안으로 우리가 들어갈 때 약한 우리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강인하게 됩니다. 두 사사를 통해 인생의 승리가 학력, 스펙, 인맥 등의 환경이 아닌 ‘하나님’이심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내 환경이 아무리 나쁘고, 내 상황이 열악해도 주님을 성실하게 섬기는 디아코니아로 살아갈 때 주님은 우리를 높여주십니다.
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위임목사•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