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전국장로회연합회 제53회기 임원부부 해외수련회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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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을 낸 시간, 위대한 힐링의 시간되다

지난 3월 10일부터 18일까지 7박 9일의 전국장로회연합회 제53회기 임원부부 37명은 길근섭 회장님 부부를 비롯해 동유럽과 발칸 지역을 방문하는 해외수련회를 가졌다.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를 순례하며 신앙적 교제와 깊은 영적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첫 일정은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에서 시작되었다. 유럽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시를 거닐며 성 마르코 성당과 돌라치 시장등을 둘러보았다. 이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폴리트 비체 국립공원을 방문해 대자연이 주는 감동을 경험했다. 계단식 폭포와 에메랄드 빛 호수를 바라보며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슬로베니아에서는 동화 속 성처럼 아름다운 블레드 성을 찾았다. 블레드 호수를 배경으로 한 고풍스러운 성의 정취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보슬비가 내려 노를 저어가는 배를 타고 호숫가의 성으로 오고 가는 뱃길도, 배에서 보는 설산의 풍경도 연신 사진을 찍기 바빴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음악과 예술의 도시 잘츠부르크는 모짜르트 한 사람이 수백 년 동안 전세계인을 불러 모이게 하는 위대한 음악의 힘이 느껴졌다.
한 폭의 그림 같은 마을 할슈타트를 거쳐, 체코에서는 중세 도시 체스키 크룸로프와 프라하의 유서 깊은 유적지를 답사하며 유럽의 깊은 역사와 정취를 느꼈다. 다시 4시간 차를 타고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유서 깊은 건축물과 문화유산을 탐방했다. 마지막으로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를 방문해 도나우강 야경을 감상했다. 전날 밤에 세계 3대 야경 중하나인 체코 프라하의 야경을 못 보고 왔던 아쉬움을 달랬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이웃 나라에까지 전기공급 문제 등 많은 피해가있어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일정으로 부다페스트 번화가의 바치 거리, 성이슈트반 대성당, 영웅광장, 어부의 요새에서 내려다 보이는 시내 전경과 야경 등 다른 시간과 시각에서 보는 느낌은 또 달랐다. 모든일정 속의 장면과 추억을 사진과 함께 마음에 담아두고 7박 9일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특별히 이번 수련회에서 필자는 남다른 의미와 기쁨이 있었다. 둘째 아들과 참석하기로 신청했다가 만 5세9개월의 손녀가 가게 되어 6명의 온가족이 동참하게 되었다. 진료하는 개원의사로서 장기간 진료실 비우기가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안윤선 장로님의 적극적인 권유와 전장연을 섬기는 마음으로 함께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진료실을 벗어나는 기쁨과 가족과 함께하는 기쁨과 전장연 길근섭 회장님, 임원 및 회원 부부와 함께 하는 기쁨이 누구보다도 더 기쁨이 차고 넘치는 해외수련회가 되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하룻밤 더 묵으며 여유 있는 시내투어도하고 박창영 장로가 보내준 사진을 보고 멋진 구두 득템도 했다. 다음날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반대쪽 끝 빈까지 기차로 오는데 2시간 동안 편안한 기차여행이 됐다. 여행객을 위한 배려가 너무 좋았고 예약하고 기차역에 오는 대로 기차를 탈 수 있었고, 좌석도 원하는 대로 다행히 비수기라서 가족들이 마주앉아 대화하며 시속 200km/hr로 달려왔다. 차창의 푸른 밭과 한가로운 주택들이 마음을 더 평온하게 해주었다.
빈에서 우버 택시로 이동, 도로로 호텔에 짐 풀고 빈 미술사 박물관 해설사와 약속이 있어 바로 <Das KimChi> 한국식당에 갔다. 한국의맛집 이상으로 최상의 맛이고 한국의 정서, 특히 넉넉한 전라도 음식과 사장님 서비스가 유럽여행의 피로를 말끔히 풀어주었다. 전북 부안출신 사장님은 전북 익산이 고향인 필자의 가족들에게 뭐라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고향의 맛과 정서를 느끼게 해주었다. 유럽의 사먹는 물보다 물 맛도 좋아 원하는 대로 큰 병에 거저 주셨다. 말도 안 했는데 밥한 공기 서비스, 그것도 수북이 담은 한 공기, 우리 촌 말로 고봉밥 한공기. 더 필요하면 말 하란다.
곧 해설사와 예약된 빈 미술사 박물관 가야해서 급한데 밥도 빨리 빨리 나왔다. 아내가 밥 한 그릇 뚝딱 비우고 기운이 번쩍 난 듯 표정이 밝아지고 말투가 달라졌다. 빈 미술사 박물관에서 2시간 이상 여유로운 자세한 미술사를 들으며 틈틈이 사진을 남겼다. 자랑할 게 너무 많지만, 박물관에 티켓팅을 하고 들어올 수 있는 박물관 내의 카페에서의 커피와 와인으로 망중한을 즐겼다. 박물관내 카페의 웅장함과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비엔나 커피는 비너 커피(Wiener Melange: 멜랑주)라고 한다.


정신과 의사로서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박물관에 다녀온 중요한 경험을 했다. 손녀 아란이를 위한 빈 대학교에도 방문해 문틈으로 학생들 수업하는 교실을 들여다볼 수도 있었다. 우리 일행이 주일 예배 후에 버스로 지나가면서 가이드 설명을 들었던 유적지들을 우리 가족은 직접 다니며 경험하는 호사를 누렸다. 마지막 유명한 카페에서 비너 커피와 모짜르트 커피 등으로 저녁 식사시간에 일행 만남을 기대하며 여운을 남겼다.
이번 전국장로회연합회 제53회기 임원부부 해외수련회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신앙 공동체가 함께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각자의 삶의 자리로 돌아가서도 이 귀한 만남과 경험을 통해 더욱 믿음 안에서 형통하며, 주어진 장로님들의 사명을 잘 감당하기를 소망한다. 행복을 주는 활동(Activity)은 여행과 운동이다. 특히 여행은 행복을 주는 종합선물 세트이다. 그 때를 기억하며 먹고 마시고 함께 했던 장소와 사람들의 추억을 이 글을 쓰는 이 시간에도 기억하고 즐기며 행복해진다.
아마도 5세 9개월 최연소 및 6명의 직계 온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이 아닐까 싶다. 빡빡한 단체 일정에서 벗어나 평안한 가족들만의 자유 여행. 망중한의 가족 자유여행을 허락해주신 회장 길근섭 장로님, 총무 주길성 장로님께 고맙고 감사하다. 바쁘고 빡빡한 삶 속에서 짬을 낼 수 있어 진료실을 비우고 많은 비용을 지불했다. 하지만 손녀 아란이와, 두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한 위대한 힐링의 시간으로 영원히 기억될 행복한 시간이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다.

전장연 부회장 황원준 장로(인천노회/주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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