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담임목회를 세 번째 하고 있다. 첫번은 일산꿈꾸는교회를 개척(서울 꿈꾸는교회 50주년 기념으로 2억 원 지원받아 일산에서 개척)하면서 짧고 굵게 3년을 피똥 싸며 죽기 살기로 개척을 했고, 두 번째로는 하나님의 은혜로 영주노회 춘양교회(400여 명 출석)로 담임목사로 부임하게 된 것이며, 세 번째로는 인생의 2모작인 52세에 부산대흥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부산대흥교회에서 부임한지 6개월만에 위임목사 임직식을 하게 되었다. 그때 모든 순서자들과 외부손님과 교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나의 위임식 인사를 했다. ‘우리가 아껴야 할 마음은 초심입니다. 훌륭한 인물이 되고, 중요한 과업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3가지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초심, 둘째는 열심, 셋째는 뒷심입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마음이 초심(初心)입니다. 그 이유는 초심 속에 열심과 뒷심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초심에서 열심히 나오고, 초심을 잃지 않을 때 뒷심도 나오기 때문입니다’. 저는 위임목사식을 하는 이 순간의 초심을 평생 잊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성 프랜시스는 2천 년 교회사에서 예수님 다음으로 인격과 영성을 갖춘 수행자로 인정받는 분이다. 그가 남긴 말 중에 성직자가 타락하는 이유 3가지를 지적한 말이 있다. 첫째는 기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는 책을 읽지 않기 때문이다. 셋째는 육체노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당히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예수님의 삶은 기도하시는 삶이었다. 그러나 요즘 성직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너무나 바쁘다. 기도할 시간과 여유가 없을 만큼 바쁘다. 누가복음 22장서 이르기를 예수님은 습관을 따라 산으로 가셔서 기도하였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들 성직자들은 기도가 습관이 되지를 못하고 습관에 따라 스마트폰 보고, 유튜브 보는데 시간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 나날이 이어지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영적으로 무뎌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두 번째는 나는 하루 한 시간씩 무조건 책을 읽으려고 애를 쓴다. 지난 코로나 3년 동안에는 예배에 나오지 못한 성도들을 위해 전교인들에게 내가 묵상한 내용을 장문의 문자로 매일 보내 드렸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생애 첫 번째 책으로 출간된 것이다. ‘하나님은 늘 옳습니다’(따스한 출판사). 2년 뒤에는 ‘메멘토모리’(쿰란출판사)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지금 세 번째 책 출간을 앞두고 있다. 세 번째로 육체노동이 목회자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의 하모니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교회청소도 직접 하기도 하고, 특히 목양실 청소와 사택 청소도 앞장서서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은퇴할 때까지 초심을 잃지 않는 목사가 되고 싶다. 변질되지 않는 목사가 되고 싶다. 존경받는 목사, 선배가 되고 싶다.
한성호 목사
<부산대흥교회 위임목사, 메멘토모리 외 1권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