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앙 되새기는 계기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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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군중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환영했던 사건을 기억하며 전세계 기독교인들은 종려주일을 기념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우리 신앙의 본질을 돌아보게 하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은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큰 기대를 품게 한 사건이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로마의 압제에서 자신들을 해방할 정치적 메시아를 기대했다. 군중들은 “호산나”(히브리어로 “구원하소서”라는 의미)라고 외치며, 예수님을 왕으로 맞이했다. 그러나 예수님은 화려한 군마가 아니라 겸손한 나귀를 타고 입성하셨다. 이는 세상의 힘과 권력을 초월한, 하나님 나라의 참된 가치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부활절을 앞둔 우리에게 믿음의 본질을 돌아보게 하고, 우리가 예수님을 어떻게 영접해야 하는지를 묵상하게 한다. 당시 예루살렘 군중은 자신의 기대에 맞지 않는 예수님의 모습에 실망하며, 결국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쳤다. 그들의 믿음은 일시적인 감정에 머물렀고, 하나님 나라의 진리를 깨닫지 못한 채 표면적인 환호로만 끝났다.

오늘날 우리의 신앙은 어떠한가? 우리는 예수님을 진정한 구원자로, 삶의 주인으로 모시고 있는가? 아니면 우리의 기대와 욕망을 채우는 분으로만 바라보고 있는가? 우리가 예수님을 향한 태도를 다시금 점검하는 날이다. 예수님은 나귀를 타고 입성하심으로, 하나님의 나라가 세상의 가치와 다름을 분명히 하셨다. 겸손과 섬김, 희생과 사랑이 그분의 왕권을 이루는 핵심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세상의 방식대로 힘과 권력을 좇으며, 신앙도 우리의 유익을 위해 이용하려 하지는 않는가? 우리의 신앙이 개인적 안위를 넘어, 예수님이 보여주신 사랑과 섬김을 실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을 종려주일은 강조한다.

예수님은 십자가의 길을 걸으며 우리에게 참된 구원의 길을 보여주셨다. 그리고 그 길은 희생과 섬김의 길이었다. 우리가 진정으로 예수님을 따르고자 한다면, 그분이 걸으셨던 길을 기꺼이 따를 수 있어야 한다. 종려주일을 맞이해, 우리는 단순한 외적 신앙을 넘어 내면의 변화를 이루는 믿음을 결단해야 한다.

예수님은 환호 속에 예루살렘에 입성하셨지만, 곧 배신과 고난, 십자가를 맞이하셨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예수님은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셨고,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소망을 주셨다. 이와 같이 우리의 신앙도 순간적인 감정이나 환경에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부활의 소망 위에 굳게 서야 한다.

지난 4월 4일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재판관 전원일치로 인용하며 대통령 파면을 선고했다. 이럴 때일수록 한국교회는 예수님이 보여주신 섬김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세상이 쫓는 권력의 허무함을 깨닫고 희생과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리며, 분열된 대한민국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보듬어야 할 때이다. 한국교회는 무너진 신뢰를 다시 세워야 하는 과제 앞에 서있다. 빛과 소금의 사명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겸손함으로 섬기며, 사랑으로 품는 기독교인의 삶이 현 시대에 필요하다. 겸손하게 나귀를 타고 오신 예수님을 묵상하며, 우리는 어떤 신앙의 태도를 가져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환호하던 군중처럼, 우리는 예수님을 영접하는데 머무를 것이 아니라, 그분과 함께 십자가를 지고 따르는 제자의 길을 걸어야 한다. 우리의 신앙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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