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여는 시의 향기] 십자가 아래, 너 거기 있었는가 (막 1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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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에서 따라 온

막달라 마리아와 다른 여자들을 보면서

우리 주님의 마지막 가시는 십자가 아래

사랑받던 베드로와 제자들은

거기 너 있었는가를

오늘 우리에게도 묻고만 있다.

거기 너 있었는가 그 때에

주님 그 십자가에 달릴 때

지금 나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주님은 이렇게 가시는데

눈만 감고 숨바꼭질하듯

꼬마녀석들이 숨고만 있는

어리석음이어라.

주님만을 위해 살겠노라

다짐해 온 내가 부끄러워라

말로만 앵무새 노릇한 것 같아서

오늘이 제일 죄송스러워 머릴 숙인다.

가슴을 짓누르듯

거기 너 있었는가

주님 그 십자가 달릴 때

나의 믿음이 떨리고 있다.

주님이 나의 전부요 제일이라고

노랠 부르며 살아 온

지난 날의 일생을 돌아보며

발자국 하나 하나에 물음을 듣는다.

주님 십자가에 달려 돌아 가실 때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여라.

주님은

오늘 이렇게 떠나 가시는데

나는 어디에 숨었는가

나를 속이면서 도망인가

주여 회개합니다.

용서하옵소서

내가 여기 있나이다

다시 일어나 여기 있사옵니다.

<시작(詩作) 노트>

주님 마지막 가시는 십자가 지신 모습이 보입니다. 그런데 그때 그 자리에 사랑받던 베드로와 제자들은 하나도 보이질 않습니다. 오직 갈릴리에서 따라온 막달라 마리아와 다른 여자들만 보일 뿐입니다. 찬송가 147장에선 “거기 너 있었는가 그 때에 주님 그 십자가에 달릴 때”가 생각납니다. 그러면 오늘 나는 그 자리에 있을 사람인가(?)를 되돌아 봅니다. 나도 그 제자들처럼 어디에 숨어 있는지, 아니면 체념하고 나 스스로를 속이고 있지는 않은지 묻고만 싶습니다. 회개하고 다시 일어나 “주님 내가 여기 있습니다. 용서하소서” 빌고만 싶습니다. 거기 너 있었는가? 주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 받아 주옵소서.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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