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법기관의 대응상 한계
2023년에 발생한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서현역의 흉기난동 사건, 그리고 부산 과외교사 피살사건 등 최근의 묻지마 범죄 가해자들은 모두 초범이다. 나이대도 20대에서 30대에 불과하다(물론 2023년 발생한 이상동기 범죄자의 대부분이 범죄경력자이지만, 실제로 우리 사회에 커다란 파장을 던진 묻지마 살인범들은 모두 초범이다). 이러한 사실은 묻지마 범죄 전력이 없는 사람에 의해 얼마든지 가장 잔혹한 형태의 묻지마 범죄가 자행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따라서 사회적 예방책 또는 일반예방책도 여기에 맞춰져야 한다.
그러나, 묻지마 범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응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묻지마 살인이 극에 달했던 2023년 우리 사회는 묻지마 범죄에 대한 대응책으로 사형집행 등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데 목소리를 모았다. 하지만 묻지마 범죄의 근본원인이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갈등, 실업 문제, 가정해체, 심리적 문제 등에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억제지향 전략은 근시안적이고, 임시방편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사회구조적 긴장을 완화하고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의 보다 거시적인 차원의 범죄사회학적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즉, 경찰의 대응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체질개선을 하지 않고는 묻지마 범죄가 유발될 수 있는 조건은 지속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사회가 발전할수록 더욱 심각해진다는 점을 고려해서 범정부적으로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해결책을 고민하고 마련해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묻지마 범죄를 예방하는데 있어서 경찰에게만 의존하는 정부 정책은 재고되어야 한다. 묻지마 범죄의 대응은 이 같은 범죄의 특성을 예민하게 고려해 사회적 긴장을 완화하는 정책적 접근과 기회를 차단하는 전략이 균형 있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거시적 미시적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김성기 목사 <세계로교회>
한국교도소선교협의회 대표회장
법무부 사)새희망교화센터 이사장
대한민국새희망운동본부 대표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