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절망을 소망으로, 패배를 승리로, 무너진 생명을 회복의 길로 인도하셨다. 주님의 부활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 우리의 삶 속에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이다.
본 교단 제109회기 총회는 “성령의 능력으로 부흥하는 교회”라는 주제를 선포했다. 이는 단순한 성장 지표의 회복이 아니라, 본질을 회복하고, 성령 안에서 다시 살아나는 교회로의 부르심이다. 주님의 부활이 죽음 이후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교회와 성도 안에서 역사하는 사건이라면, 부흥은 바로 그 부활 생명의 현재적 실현이어야 한다.
지금 한국교회는 여러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 팬데믹 이후 교회는 급격한 침체와 탈신앙의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세대 간의 단절, 사회로부터의 불신, 교회 내의 공동체성 약화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숙제다. 그러나 바로 이때, 성령의 능력과 부활의 능력을 함께 붙드는 교회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부활은 성령의 사역과 분리되지 않는다. 예수께서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 하신 약속은 “성령을 받으라”는 말씀이었다. 부활하신 주님은 제자들을 두려움에서 해방시키시고, 성령의 권능으로 세상에 파송하셨다. 오늘의 교회도 마찬가지다. 성령 없이 부흥은 없다. 부활의 영이신 성령께서 역사하실 때, 교회는 말씀 위에 서고 기도로 깨어 있으며, 복음으로 세상을 섬기는 공동체로 회복된다.
교회는 공적 책임을 감당하며, 정의와 평화, 생명과 창조질서 회복을 위해 감당해 온 사명은 오늘도 유효하다. 부활의 생명은 나 하나만을 위한 위로가 아니라, 세상의 눈물을 닦는 생명의 사역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성령의 능력으로 깨어나는 교회는 교회 울타리를 넘어 고통받는 이웃에게 다가가는 교회다. 교회는 이 부활의 능력을 삶으로 증거해야 한다. 말씀으로 회복되고, 기도로 힘을 얻으며, 복음으로 세상을 섬기고, 진실한 교제로 공동체를 세우는 것이 진정한 부활 신앙의 열매다. 어두운 시대일수록, 부활의 빛은 더 찬란하게 빛난다. 이 빛을 품은 교회가 세상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
부활절, 교회는 다시 살아야 한다. 다시 기도하고, 다시 말씀을 붙들며, 다시 사랑하고, 다시 섬겨야 한다. 그것이 곧 부흥이다. 무너진 예배를 회복하고, 흩어진 공동체를 연결하며, 상한 심령을 보듬는 것이 바로 한국교회가 감당할 사명이다. 부활은 과거의 사건이 아니다. 주님의 부활은 단지 무덤을 비우신 일이이 아니라, 우리 마음의 무덤도 비우는 일이다. 죄책감, 상처, 낙심이라는 돌문을 굴려내고, 그 자리에 믿음의 소망을 심으신다. 그래서 부활의 신앙은 머무르지 않고 일어서는 신앙이며,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삶이다.
부흥은 성령의 감동이 먼저 일어나야 하고, 말씀이 우리 심령 깊은 곳을 흔들어야 한다. 하나님 앞에 엎드리는 회개의 심령에서 비로소 새 일이 시작된다. 우리 각 사람이 성령의 사람이 되고, 각 교회가 성령의 교회가 될 때, 부활의 기쁨은 단순한 행사로 그치지 않고 교회의 미래를 다시 밝히는 힘이 될 것이다.
죽음을 이기신 주님처럼, 우리도 두려움과 상실을 이기고 다시 일어나자. 부활절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생명의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늘도 우리를 부르신다. 죽음을 깨뜨리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생명이 오늘 우리 안에, 우리의 교회 안에 살아 역사하신다. 고난은 끝나고, 생명이 시작되었다. 부활절을 맞아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우리 안에 넘치기를 기도한다. 이 생명이 가정과 교회, 사회와 열방을 새롭게 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