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지혜] 이승만 대통령과 고목가(古木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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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대통령 우남 이승만은 혼란과 무질서와 좌우 대립의 극한 상황 속에서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정부를 세우고 대한민국을 건국했다. 그는 미국과의 외교를 통해 6·25 전쟁을 승리로 이끈 탁월한 전략가였고, 2만 7천 명이나 되는 반공포로들을 미국과 상의하지 않고 단독으로 석방해 세계를 놀라게 한 자주독립 국가의 대통령이었다. 그리고 전쟁 후에는 ‘한미상호원조협약’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성사시킴으로써 경제적 원조와 군사적 원조를 동시에 끌어들이며 우리나라의 건국 초기의 안정적 부흥을 실현했다. 이승만은 ‘독립촉성중앙협의회’라는 이름으로 미·영·소·중 4대 연합국에게 자주독립 의지를 천명하는 ‘우리의 결의문’을 보냄으로써 미국과 소련에 의한 신탁통치를 막고 최초의 정부를 세웠다. 이승만은 1952년 평화선(平和線)을 공표함으로써 독도를 한국영토로 확고히 했고, 일본이나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양 경계선을 우리나라의 실익에 맞추어 선포한 애국자였다.

청소년 시절 이승만은 서당에 다니며 한문을 익히고 한시(漢詩)를 272편이나 지으면서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다가, 1894년에 청일전쟁에서 청나라가 일본에 패배하자 한학(漢學)에서 벗어나 1895년 4월에 20세의 나이로 서양 학문을 가르치는 배재학당에 입학했다. 

1898년 1월 배재학당 학생회인 협성회(協成會)는 회보를 창간했는데, 이승만이 주필을 맡았다. 고목가(枯木歌)는 1898년 3월 5일자 ‘협성회회보’(제10호)에 실린 이승만의 한글로 된 애국 시이다. 그러나 이승만은 당시 한글로 된 시 자체가 없었기에 서양 선교사들이 가르쳐 준 찬송가 가사의 음수율에 맞추어 쓸 수밖에 없었다. 

이승만의 ‘고목가’는 4행시 4절로 되어있는데, 이는 당시 언더우드가 발행한 ‘찬양가’ 109장에 수록된 ‘유복지지’(有福之地)라는 찬송가 가사의 음수율(3·3·4 / 3·3·4 / 3·3·7 / 3·3·4)과 완전히 일치한다. 이 찬송가의 영문 가사는 앤드류 영(Andrew Young)이라는 스코틀랜드 시인의 작품인데 “There is a happy land, Far, far away”로 3·3·4조의 동일한 음수율이다. 

“(1절) 슬프다 저 나무 다 늙었네/ 병들고 썩어서 반만 섰네/ 심악한 비바람 이리저리 급히 쳐/ 몇백 년 큰 나무 오늘 위태. (3절) 버티세 버티세 저 고목을/ 뿌리만 굳박여 반 근 되면/ 새 가지 새잎이 다시 영화 봄 되면/ 강근이 자란 후 풍우 불외(風雨不畏)”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한국찬송가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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