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함께하는 행복한 노년]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 : 설렘 있는 노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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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사역을 하던 교회노인교실로 어느 날 40대 젊은 여성분이 찾아왔다. 그녀는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며 전체 어르신들에게 우유와 빵을 간식으로 대접하고 싶어 했다. 시어머니께서 우울증이 있으신데, 근자에는 초로기 치매 진단까지 받아 집에만 계시려고 하셔서 걱정이 많았단다. 그러다 교회노인교실 홍보 현수막을 보고는 시어머니의 손목을 끌다시피 해 노인교실에 등록을 시켜드렸는데, 마지못해 나가시던 시어머니께서 최근 달라지셨다고 했다. 어느 날부터인가 화장을 곱게 하시고 생전 옷 타령 한번 없으셨던 분이 요즘 입을 옷이 없다며 투덜대시곤 했단다. 너무도 이상해서 곱게 차려입은 어머니 뒤를 몰래 따라가 보았는데, 집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서 어떤 멋진 할아버지께서 기다리고 계셨고, 두 분은 반갑게 서로 인사하고는 두 손을 꼭 잡고 교회노인교실로 가셨다고 한다. 그 후부터 시어머니의 치매증상과 우울증이 말끔하게 사라져서, 노인교실 덕분이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내심 두 분이 헤어지는 것을 걱정하기도 했다. 

창세기 2장 18절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혼자 있는 것보다 돕는 배필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감을 느끼도록 창조하셨다. 친구 중에 가장 편한 친구는 이성 친구이다. 이성교제는 나이와 상관없이 행복함과 설렘을 가져다주며 새로운 매일을 기대하게 한다. 나의 행복을 위해 ‘나이 들어 하는 이성교제는 늙어서 주책’이라는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을 당당하게 거절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때에 가족과 주변 친구들의 지지와 응원은 자존감을 가지고 교제하게 돕는, 당당하게 용기를 낼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사람이 살면서 가장 큰 상실감을 느낄 때는 누군가와 이별할 때이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배우자는 물론 가까운 지인들을 언제든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짙은 시기이다. 실제로 누군가를 떠나보내며 느끼는 우울감과 무력감은 신체적, 정신적 질병을 유발시키는 치명적인 요인이 되기도 한다. 건강한 만남과 교제는 이러한 무기력으로부터 삶을 되찾는 좋은 돌파구로서 의미를 가진다. 

결혼하지 않은 청년들 간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결혼정보업체 광고를 종종 보곤 한다. 상대를 만날 기회가 없어서 결혼을 원하나 하지 못하는 경우에 도움을 주는 전문 업체의 광고이다. 우리 시니어들에게도 이런 매개가 필요하다. 교회는 노인상담소를 개설해 노인들이 진실한 이성교제에 관심을 가지고 만남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23년 우리나라의 노인가구수는 약566만 가구로 보고되고 있다. 이중 혼자 사는 독거노인 가구는 213만8천 가구로 전체 고령자 가구의 37.8%를 차지한다. 향후 고령화가 지속됨에 따라 독거노인 가구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사회에 기댈 것이 아니라 지역 안에서 독거노인들을 가장 가까이 만나는 교회가 나서야 한다. 홀로 있는 어르신들이 외로움과 쓸쓸함을 해소하고 활기차고 즐거운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교회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건강한 교제와 만남을 가질 수 있는 장으로서 적극적으로 지속적인 노력을 다해야 한다.

강채은 목사

<사랑교회, 前 한국교회노인학교연합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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