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함께하는 행복한 노년] 백세시대 준비하는 교회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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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 필자가 노인학교 강의를 하러 다닐 때였다. 그때 증경총회장 김동엽 목사님께서 필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강의할 때, 100세까지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라고 함부로 말하면 안돼요. 내가 얼마 전에 우리교회 할머니 집사님이 병원에 입원하셔서 심방을 가 기도를 해드렸어요. 그리고는 등을 쓸어드리며 집사님, 100세까지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제가 기도하겠습니다 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할머니 얼굴이 금세 어두워지시더라고요. 걱정이 돼서 여쭤보았지요. 집사님, 어디 편찮으셔요? 의사를 부를까요? 라고 재차 물었더니 할머니는 슬픈 얼굴을 하시며, 목사님 그러면 제가 올해는 죽어야 할까 봐요 하시는 거에요. 알고 보니 할머니 집사님 연세가 어느새 100세가 되셨더라고요. 평소에 연세가 있으신 것은 알았지만 너무나도 정정하셔서 미처 100세라고는 생각하지 못해 얼마나 난감했나 몰라요.” 그 말을 듣고부터 필자는 강의할 때마다 행여나 실수할까 싶어 아예 120세까지 건강하게, 150세까지 팔팔하게 사시라고 인사를 하게 되었다. 

한국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다. 전체인구의 1/5이 기독교인이며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 또한 한국에 있다. 이젠 외국에서 한국교회를 배우기 위해 찾는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어느 오지 마을에서도 한국선교사들을 만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들 선교사역이 가능하도록 한국교회는 물심양면으로 지원한다. 

지금의 한국교회의 부흥과 성장의 주역들이 이제 노인이 되었다. 그 분들의 삶의 중심은 언제나 교회였다. 수입에서 가장 먼저 헌금을 구별하고, 남은 금액에 맞추어 가계를 꾸리고 절약을 생활화했다. 교회가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가 그 많은 헌신을 기꺼이 행했다. 헌신으로 교회를 섬긴 성도들이 이제 노인이 되어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를 맞은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제 그 노인 성도들을 위한 대책을 심각하게 고민하며 대안을 찾아야 할 시기를 맞이했다. 실은 맞이한 지 이미 오래되었다. 요한사도는 예수님께서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니 끝까지 사랑하셨다고 기록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예수그리스도께서 한국교회에 위탁한 성도들을 끝까지 사랑하는 방안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사회의 급속한 노령화는 한국교회 성도들의 급속한 고령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는 이들 노인 성도들을 끝까지 사랑하기 위한 통전적 돌봄을 위한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실행해야 한다. 노인 성도들이 즐겁고 평안한 노년을 맞이하기 위한 신앙교육, 인간관계, 경제관리, 취미활동, 성교육 등을 통해 지혜롭게 노년을 즐기며 살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일들을 교회는 대부분 단독적으로 개교회 중심으로 해 왔지만 이제는 정부의 정책을 활용해 더욱 양질의 프로그램들을 제공하도록 힘써야 한다. 은퇴 후 길게는 40~50년을 노인으로 살아야 하는 우리 교인들의 남은 삶을 이제는 정부와 교회가 함께 논의하고 방안을 고민해 보면 어떨까. 노인들이 겪는 빈곤과 외로움, 노인성 질병, 고독사, 노인의 성 등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교회는 적극적으로 노인 돌봄 프로그램과 정책들을 수용하며 교인들의 삶을 함께 가꾸어 나가야 한다. 그것이 예수의 메시지이며, 내일이 없는 우리 성도들을 위한 우리의 의무이자 사랑의 실천일 것이다. 

강채은 목사

<사랑교회, 前 한국교회노인학교연합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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