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다니는 청년이 토정비결에 빠진 사례가 있습니다. 그는 좋은 직장을 다니게 됐고 결혼을 앞두자 불안한 마음에 토정비결을 봤습니다. 물을 조심하라는 운세를 맹신한 탓에 물과 바다를 건너는 출장과 약혼자가 원하는 바다 여행을 거절했습니다. 회사 지시 불이행으로 승진 누락과 약혼자와 다툼으로 파혼을 겪자 그는 우울증에 시달렸고 극단적인 생각과 행동까지 했습니다. 사람이 점술에 빠지는 이유는 불안과 두려움 때문입니다. 운세가 신앙보다 즉각적이며 구체적으로 답을 주고 불안 해소와 안정을 준다 생각하는데 잘못된 생각입니다. 불안과 두려움은 사람이 잘못된 생각을 하게 만들고 잘못된 판단과 결과를 낳게 합니다.
점술을 의지했던 청년처럼 기드온도 전쟁이 주는 두려움으로 잘못된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어떤 불안과 두려움에 빠져있었습니까? 자기 병사는 300명이며 적의 병사는 13만 5천에 달했습니다. 기드온은 하나님과 일대일 만남에선 용기를 얻었으나 막상 수많은 적이 보이자 용기가 흔들립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보다 피부로 와 닿는 전쟁은 숨 막히는 공포를 몰고 왔습니다. 기드온도 두려움으로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때 하나님께서 기드온의 생각을 바꾸시는 사건이 나옵니다. 하나님은 기드온이 두려움과 맞서고 미디안 대군의 실체가 얼마나 허상인지 알기를 원하셨습니다. 하나님은 기드온에게 부하와 함께 적진으로 들어가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진영에 몰래 잠입하자 마침 한 병사가 자기 동료에게 자기가 꾼 꿈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보리 떡 한 덩어리가 미디안 진영으로 굴러들어와 장막을 덮치자 장막이 무너졌다고 했습니다. 꿈을 들은 동료 병사는 보리 떡 한 덩이는 기드온의 칼이며 하나님이 미디안을 그의 손에 넘겨주셨다고 풀이합니다. 기드온은 미디안 병사들이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게 되며 그의 마음에 한 줄기 빛처럼 용기가 찾아옵니다.
하나님은 기드온이 적진에서 무엇을 보길 원하셨습니까? 적들의 실체와 허상 그리고 미디안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란 걸 보기 원하셨습니다. 더 중요한 건 허상을 통해 두려워하는 자신의 잘못된 생각과 직면하고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길 바라셨습니다. 우리는 모든 순간에 세상의 어떤 것보다 더 큰 힘과 더 큰 존재이신 하나님이 계신다는 믿음과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기드온의 생각 변화는 단순한 상황 인식을 넘어 하나님 존재의 근본적인 변화, 완전한 신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이런 신뢰와 믿음이 삶 속에 필요합니다. 하나님보다 더 큰 존재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온 세상을 품고도 남는 분이 우리 하나님이십니다. 여러분의 잘못된 생각을 바꾸세요. 여러분의 생각과 상황을 하나님께 맡기시길 바랍니다.
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위임목사•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 연구소장>